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올려서 쑥스러운 마음
브런치에 계속 글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프로젝트는 계속되고 있다.
이른바, 100 | 100 | 100 프로젝트라고. 100kg이니까, 100일 동안 100km(한 달 기준)를 달리기로 했었다.
브런치 글을 보니까, 벌써 지난 3월에 올렸었다. 이제 거의 100일이다.
글은 계속 올리지 못했지만,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되었다.
런데이라는 앱을 주로 애용하는데, 앱에 기록된 통계를 살펴보면,
3월엔 16일 동안 총 75.81km를 달렸다.
4월엔 5일 동안 총 12.50km를 달렸다.
5월엔 13일 동안 총 55.45km를 달렸다.
그리고 6월 8일 현재 4일 동안 총 14.00km를 달렸다.
98일 중 38일 달렸다. 거리로는 157.76km다. 한 번 달릴 때, 평균 4.15km를 달렸다.
와, 스스로 대단하다, 장하다 칭찬해주고 싶어 이 글을 쓴다.
물론, 4월엔 많이 달리지 못했고, 계획했던 만큼 많이 달리지도 못했고, 체중 변화도 거의 없지만(100kg이, 99.7kg이 되었다는 정도;) 이만큼이나 달렸다니, 상장을 만들어 스스로에게 주고 싶을 정도다.
다니고 싶지 않은 회사를 다니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며, 스스로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간에, 봐라, 난 달렸다.
매일 달리지는 못했지만,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어떻게든 이어갔다.
무엇을 하든 꾸준히 하지 못한다고 자책했는데, 뭘 하든 목표를 세워두고 실패만 한다고 좌절했었는데,
100일이 아니고 100년을 놓고 보면, 이제 겨우 시작이다. 워밍업 단계이다. 그렇게 치면 꾸준히 달리는 중인 것이다. 겨우 100일이 끝이 아니라, 인생은 계속되니까, 실패가 아니라, 목표를 이루어 가는 중인 것이다.
그러니까, 잘했다. 잘하고 있다.
잘 달렸다. 애썼다. 충분히 잘 살았고, 이대로 살아도 괜찮다. 내 인생은 계속 나아가고 있다.
느리지만, 천천히.
글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게 어느 순간에는, 의미 없다는 생각도 들고,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되고 두렵기도 해서 올리지 않게 되었는데, 결국 오늘 나는 다시 썼다.
달리기처럼, 글 쓰는 것도 꾸준히, 끊길듯하면서도 이어지고 있다. 놓지만 않는다면,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니까. 계속 나아갈 것이다.
그건 나나, 이 글을 보는 당신이나 마찬가지다.
인생의 어느 지점에 있든, 기쁜 구간이든, 힘든 구간이든, 슬픈 구간이든, 화나는 구간이든, 오르고 내리면서 우리는 다 조금씩이라도 나아가고 있다.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른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다른 사람들의 인생은 다 컬러풀하고, 화려하기만 한데, 비싸고, 가치 있어 보이는데, 나는 왜 흑백영화, 무성영화 같을까.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모를 때도 많고, 100가지 가능성 중, 99가지가 닫힌다고 느껴질 때도 많다. 혹은 구름이 잔뜩 껴서 밤하늘의 북극성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길잡이가 되어줘야 할 별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러나 구름 뒤에 분명히, 있다. 길을 가르쳐줄 북극성이 거기에 계속 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을 뿐.
구름은 시간이 지나면 걷히고, 다시 북극성이 보일 것이다. 설사 북극성이 내내 보이지 않더라도,
참고 견디면,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올 테니까,
어디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도 의미 있다.
의미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것이 내가 빠르게 달리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느리게 달리면서,
때론 멈춰 서고, 지쳐서 고개를 떨구고, 땀을 흘리면서 배운 것이다.
그리고 계속 배우기 위해서 나는 다시 또 러닝화를 동여 메고 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