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날에도 달린다

매일 달리듯이, 매일 살아간다

by 순남

날이 뜨겁다. 해가 졌는데 뜨거운 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지열이 올라오는데, 습도까지 높아서 사우나에 들어온 것 같았다. 바람도 불지 않았다. 뜨겁고 습한 공기가 꽉 들어차 바람도 움직일 자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한강에 사람들은 많았다. 이 불쾌한 날씨에도 앞뒤로 꽉 들어찬 사람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 더운 날에도 달리는 사람은 있었다. 그 사람들의 뒤를 쫓아 달렸다. 한 2km까진 달렸는데, 금새 지쳐 버렸다. 땀이 쫙쫙 빠져서 건조기에 들어간 빨래처럼, 탈탈, 탈수가 되어 버렸다. 머리도 어지럽고, 열도 많이 올랐다. 푹푹 찌다 못해 찐 계란이 될 지경.

ChatGPT Image 2025년 7월 13일 오후 02_49_42.png

5km는 달리려고 했는데, 끝까지 달리지 못했다. 중간부터는 걸었다. 멈추지 않고, 계쏙 달리는 사람들의 등을 봤다. 멀어져 갔다. 속도를 늦추지도 않고, 빠르게 나아갔다. 달리는 사람들의 등을 보며 생각했다. 저 사람들은 아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저렇게 똑같이 달리고 있지 않을까. 어쩌면 세상이 내일 멸망한다고 해도 달리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세상이 어떻든 간에 흔들림 없는 자기만의 규칙에 따라, 루틴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까.


꾸준한 사람들이 있다. 날이 덥다고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날이 춥다고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날이 좋은 날에만 달리기를 하지 않는 것처럼, 날이 안 좋은 날이라고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떤 변명이나 핑계도 없이 그저 달리는 사람들. 그들의 등을 보면, 가슴이 뛴다. 내가 되고 싶고, 존경하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다. 매일 꾸준히 뭔가를 하는 사람들. 그게 뭐든.


생각을 일상으로 확장해보면,

매일 출근하는 사람들도 대단하다. 매일 밥을 하는 사람들도 대단하다. 매일 달리는 사람들 만큼이나 산책을 하는 사람도, 책 읽는 사람도 다 대단해다. 매일매일 살아와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모두 대단하다.

우리는 다 꾸준히 살아가고 있다. 달리기든 공부든, 그런 특정 행위가 아니라, 모든 행위의 상위 행동으로서, 우리는 한 시도 쉬지 않고, 호흡하고 살아하고 있다.


달리기를 해야, 새벽 5시에 일어나야, 그림을 그려야, 높은 연봉을 받아야, 유명한 사람이 되어야 대단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꾸준히 호흡하고, 살아가고 있으므로 대단하다. 대단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렇다. 나도 꾸준히 뭔가 하고 사람이었네. 그러니 멀리 앞서 달리는 사람의 등을 보며 부러워할 필요 없었다. 그저 꾸준히 숨 쉬는 호흡에, 살아가는 삶에, 뿌듯해하면 될 일이다. 오늘도 다행히 호흡하고, 살아가고 있구나, 감사하면 될 일이다. 나도, 당신도, 당신 이웃도, 이웃집 개도 다들 살아 있으므로 이미 훌륭하다.


세상이 멸망하는 순간까지 달리는 사람들처럼,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호흡하고 살아갈 것이다.

꾸준히 계속되는 이 호흡과 삶에 파이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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