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쑤니 Jul 05. 2023

운전을 기피하는 자

한 대 사야 하나?!


작년 이맘때쯤 19년 탄 자동차를 조기폐차한 뒤 우리 집은 차량 한 대를 보유한 집이 되었다.

두 대였던 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 꼴랑 5개월 동안 편했던 점도 불편했던 점도 있었다.

비가 오는 날 아들의 등교를 돕거나 자.봉 가는 시간을 단축시켜 주어 버스를 놓치는 일은 없었다는 것 딱 두 가지가 좋았던 점이었다. 그에 반해 불편했던 점은 …. 아파트 내 주차를 해 놓으려면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했으며 그마저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서 외출했다가 늦게 돌아올 때면 마음을 졸여야 했으며, 몇 번 밖에 타지 않더라도 내야 하는 보험료, 환경개선부담금(경유차라..), 자동차세… 주차장에 세워 놓는 차에 대한 불편함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사실 차를 끌고 갈 데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수도 있다. (최근 10년 뚜벅이로 살아 온 시간이 익숙해서…)


우리는 폐차를 결정했고 순조롭게 조기폐차에 선정이 되었다. 지원금을 받고 폐차를 하던 날, 깔끔하게 정리되어 시원하기도 했지만 운행이 가능 한, 우리와 오랫동안 함께해 온 차와 이별해야 한다는 것이 꽤 섭섭하기도 했다.

특히 남편은 나를 만나기 전에 이 차를 만났으니 나보다 더 각별했으리라.

“인증샷은 찍어야지”

남편은 그동안 안전하게 함께 해 준 싼타페와 인사를 나누는 것 같아 보였고 보고 있자니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감동파괴의 소리,

  띠링띠링

 ‘백만 원 입금’



새로 산 , 벌써 이 년이 다 되어가는 차는 예전 싼타페에 익숙한, 다시 말해 요즘차는 도통 모르는 내가 끌고 나가기엔 부담스러운 데다 남편이 회사에 타고 다니기 때문에 낮엔 없기도 하다. 남편이 술이라도 마신 날에나 운전을 하는 사람이다.

남편이 다른 이의 차를 타고 취미생활을 하러 가는 날이면 차 키를 식탁에 올려놓으며 인심 쓰듯 맘껏 타라는 투의 눈빛을 보내고 떠난다.

헐~~~나에겐 없느니만 못한 차다.  

그리고 밤이라 어두워 불편하고 다녀오면 주차공간이 깔끔하지 않아 불편하다.

아주 고급차라서가 아니라 새 차인 데다 예전엔 없던 기능이 많아졌고……내 눈이 노화를 피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운전을 하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이다.



오늘처럼 새벽까지 비가 퍼붓는 날이면 어김없이 일찍 깨어 아이들의 등교를 걱정하곤 한다.

버스를 타기도 하지만 대부분 걸어 다니는 아이들의 등굣길이 순탄치 않을까 염려하는 천상 엄마의 마음이다.

 ‘이럴 땐 차가 한 대 있다면 좋을 텐데…..’


감정이 팔랑거린다.


우리 옆집 801호엔 차가 세 대이다.

사는 사람도 세 명.

네 명이었다면 넉 대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2023.7.5

도서관 수업에서 자유롭게 썼던 글이다.

오늘 아침 그리고 평소에도 자주 했던 자동차에 대한 불편한 내 생각을 적어보았다.

글을 쓴 뒤 그에 맞는 그림도 그렸다.

폐차하기 전의 싼타페를…..

매거진의 이전글 나이 드니 알게 되는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