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김미경 TV를 구독하게 되었고, 이 모임에 꼭 나가고 싶어서 3개월 여행의 출국날 아침 나는 이모임의 성격도 모르고 나갔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북리뷰를 쓰고 있다. 내 성격답게 지나치게 솔직한 리뷰가 될 것이다.
평점 : 별점 2개 ★★
도대체 뭐라는 거야?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은 번역가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초반에 번역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이러이러한 번역은 이러이러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번역하였습니다.' 또는 '참고문헌 등은 최대한 비슷하게 번역하려고 노력했습니다'라는 등의 글이 있었다면 조금 이해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문구 하나도 없이, 우리는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번역가는 진정 이 책을 100% 이해했을까?
나는 그녀가 궁금했다. 그녀는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서 삼성전자 기획팀, 마케팅팀에서 일했고,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일한다고 소개에 나와있었고, 또 진짜 많은 책을 번역했다!!! 박리다매 번역가인가? 그녀가 너무 많은 책을 번역하는 인기 번역가라 번역할 책이 많아서 집중도가 떨어졌을까? 정말 그녀가 번역한 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나는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긴 힘들었다.
내가 추측하건대 정말 그녀는 바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7가지와 챕터의 제목과 중간중간 한 페이지를 가득 메운 큰 글귀 정도만 열심히 번역한 것 같다. 나머지는 그녀 실력의 100%를 발휘했다고 절대 네버~ 생각되지 않는다.
나는 사실 저자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챕터 마무리 글에서 문득 그는 '도올 선생 같은 느낌이랄까?' 거침없이 막말을 할 수 있는 직설적인 스피커이자 뭔가 사짜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만 이렇게 느낀 건지 모르겠지만, 번역에서도 그게 느껴졌다. 게다가 책의 첫 장 작가 소개 첫말에 적힌 "군말 빼고 핵심만 이야기하는 저자"라고 적힌 말에 더욱 확신이 생겼다. 아마도 그의 그런 말투 때문일까? 번역가도 그대로 옮기려고 최대한 노력한 것 같다. 한데 그게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뭔가 나를 꾸짖는듯한 말투가 불친절하게 느껴져 싫었다. 존댓말로 번역해도 좋을까 말까인데, 문체가 왜? 반말하지 않았는데 반말 같은.. 뭔가 구도 쉘리 영상을 보는 것 같다고 할까? (아시겠어요?~ 혼내지 않는데, 혼나는 느낌이랄까? ㅋㅋ)
그래서 어쩌면 저자는 미국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강의로 인기를 끈 것 일까? 모르겠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이 책의 내용 중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은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여타의 다른 자기 계발서의 주제와 다르지 않다. 옛날 옛적 철학자의 말들을 인용하는 글, 그들의 뜻과 같다는 말과 함께 그 주장에 대한 비유 형식 역시 다른 책들과 다르지 않다. 그저 다른 책과 다른 점이라곤 저자의 불친절한 직설 같다.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방송에 출연하고 나서 나온 책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어쩌면 자기 계발 코치보다는 거침없는 방송인이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원제는 [Unfu*k Yourself] 이다. 번역하자면 "젠장, 너 자신" 정도로 될 것 같다. 그러니까 네가 문제니까 너만 바꾸면 돼! 하는 걸 이 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자기 계발서들이 다 마찬가지다. '자신의 생각만 바꾼다면, 길은 열린다'라고 말한다. 왜 출판사는 [시작의 기술]이라는 마케팅적 요소가 강한 제목으로 바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시작의 기술 따위는 없다. 특히 이 책은 시작에 대한 이야기가 그저 새해가 되면 우리는 작심삼일을 한다 정도만 언급돼 있다.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선택했다면 당신은 Unfu*k을 외칠 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영문 책을 읽어보진 못하겠지만, 아마 읽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다. 번역가 역시 그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열심히 번역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어쩌면 이런 직설적 말투로 당신에게 선빵을 날려줄 자기 계발서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이 당신에게 잘 맞는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난 아니지만 말이다.
시작에 기술에 대해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작가는 다소 거친 말투로 당신에게 당신을 바꾸라고 말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