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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인생의 법칙

12 Rules for Life

by SOON
사실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김미경 TV를 구독하게 되었고, 이 모임에 꼭 나가고 싶어서 3개월 여행의 출국날 아침 나는 이모임의 성격도 모르고 나갔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북리뷰를 쓰고 있다. 내 성격답게 지나치게 솔직한 리뷰가 될 것이다.


평점 : 별점 2개 ★★


인생에 법칙이 존재할까?


나는 영화를 볼 때 제목에 무한한 신뢰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영화를 하도 많이 봐서 이제는 대충 제목만 봐도 재밌을지 아닐지 알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또 다른 하나는 내 마음에 들었던 제목은 재미가 정말 있거니와 조금 그렇지 않더라도 제목이 워낙 좋아서 후한 점수를 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 역시 제목이 워낙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나는 아직 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해 매번 제목에 기대감을 품고 읽다가 실망을 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첫 번째는 출판사의 과도한 욕심으로 탄생한 원제와는 다른 제목, 두 번째는 제목은 좋으나 내용은 별로라 내가 만족을 못하는 경우다. 아마 이 책은 후자인 것 같다.


나는 인생의 법칙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간 개개인이 다 다른데, 어떻게 사람의 인생 하나하나 한명 한명의 법칙이 존재할까?라는 생각과 함께, 만약에 존재한다면 세상은 아마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세상이 되었을 거라 확신한다. 이런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에 아마 세상은 더 어렵고, 힘들고, 재밌는 것 아닐까?


사실 나는 이 책을 정독하진 않았다. 첫째 재미가 너무 없었고, 두번째 성경의 이야기가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세번째 12가지 법칙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사실 그냥 그가 주장하려고 하는 12가지 법칙, 그 법칙을 주장하는 근거 한두 단락 정도만 읽어봐도 충분히 그가 무슨 이야길 하려는지 알 수 있었을 텐데, 왜 작가는 이렇게 말이 많았는지(총 531page) 도통 모르겠다. 특히 나는 종교는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 그는 꼭 같은 종교인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이 세상에 수많은 기독교인이 이 책을 다 읽었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법칙을 읽을 때만 해도 지루하지만 종교에 대한 언급도 적었고, 네번째 법칙까지는 그래도 각각의 법칙당 공감이 가는 단락이 한 구절 정도는 있었다.


1 법칙 - 당당하게 요구하라! 다른 사람들이 가진 권리만큼 나에게도 그런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라.
2 법칙 - 당신은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중요한 존재다.
3 법칙 - 너는 지금의 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4 법칙 - 행복은 산 정상에서 느끼는 잠깐의 만족이 아니라, 산을 오르는 길에서 느끼는 희망이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걸 25개에서 줄인 거라고? 인생을 평생 살아가며 우리에게 필요한 법칙이 정말 이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특히 개와 고양이 파트는 ㅋㅋ


사람마다 각각 이 책을 읽으며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성격 책의 저자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어라? 지가 지 이야기를 쓴 거였어? 마태복음은 마태가 썼고, 요한복음은 요한이 썼다. 그리고 바울이라는 사람이 쓴 책도 다수였는데, 나는 사실 성경을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지식백과에 검색해 본 결과 그는 그리스도교의 최대 전도자로 세계 곳곳을 누볐다고 한다.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나서 성경을 누가 썼는지 궁금했냐면, 이 작가가 이렇게 책에서 많이 언급한 성경에 대해 나는 하나도 모르고 있었고, 사람들이 종교를 갖는다는 것에는 긍정적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꼭 왜 그것을 강요하며 전도해야 하는지는 의문이었다. 그렇게 좋은 것이라면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나서서 할 텐데 말이다. 배고프면 밥을 먹듯이 말이다.


어쨌거나 내가 찾아본 결과 대부분이 성경은 작가와 작가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고 생각하려 한다. 그렇다면, 이 책 역시 작가가 생각하는 인생의 법칙 12가지는 결국 그의 자전적 이야기며, 우리는 작가의 이야기에 우리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종교의 선택이 자유듯 인생의 법칙 또한 내 인생이니까 말이다. 좋은 건 받아들이되 안 좋은 건 버리는 것도 좋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왜 굳이 이렇게 길게 구구절절 썼는지 의문스러우며, 작가는 교회에서 왠지 집사님 정도 되는 직책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며, 12가지 법칙 말고 나머지 버려진 13가지는 얼마나 별로였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작가는 법칙의 틀을 먼저 썼을까? 아니면 주절주절 쓰다가 얻어걸린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참고로 나는 이 후기를 다 쓰고 나서 그가 심리학과 교수이며, 전 하버드대 교수라는 걸 알았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인생의 희망 따윈 느끼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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