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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의 즐거움

The Joy of Less

by SOON
급작스럽게 계획 없이 떠난 여행에서 책을 읽게 되었다. 문창과를 졸업한 친구의 서재에는 좋은 책이 많았다. 독서모임을 시작하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정말 달라졌다. 여행 중 친구의 책장에서 선택한 책 리뷰이다. 내 성격답게 지나치게 솔직한 리뷰가 될 것이다.


평점 : 별점 2개 반 ★★


현재 나는 여행 6주 차에 접어들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독서모임을 시작하기 전의 나와 후의 나는 정말 책 읽기에 있어서는 그릿(끈기)이 엄청 늘어났다. 현재 캄보디아 씨엠립 친구 집에 있고, 친구의 책장에는 굉장히 많은 책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리뷰를 쓴 게 작년 12월 초였고, 이 후기를 쓰는 현재는 1월 말이니 약 두 달이 지나서야 첫 책을 한 권 읽은 셈이다.


2주에 한번 책을 읽다 급작스레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사실 치앙마이 한달살이 때도 책만 있었다면 충분히 읽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지금에라도 이렇게 책을 읽는 것에 나 스스로 만족하고 뿌듯하다. 첫 책은 쉽게 읽고 싶어 내가 좋아하는 분야인 자기계발서를 택했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고, 읽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결론 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단순함의 미학 또는 비움에 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 작가의 서론도 좋았고, 마무리 결론도 좋았다. 하지만 나는 사실 비움, 단순함과는 조금 거리가 먼 사람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지만 글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에 한 표를 던지는 사람 중 한 명이라 내가 이 책을 읽고 변화한다에 긍정적 답변을 줄 순 없을 것 같다.


몇 해 전 나는 여성센터에서 집 정리정돈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수업을 들을 당시의 우리 집은 딱 수업을 들었던 2달 간만 깨끗했고, 그 후로 다시 돌아왔으니 사실 단순함, 깨끗함, 비움은 성격이나 습관이 더 큰 것 같다. 현재 당신이 미니멀리스트라면 앞으로도 미니멀리스트일 확률은 높지만 당신이 아니라면 바뀔 수 있는 확률은 정말 낮다고 본다. 내경험도 그렇고...


그래도 이 책은 중간 챕터에 공간별로 정리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 실질적 팁도 준다. 그렇다고 그 부분만 읽는다면 사실 당신은 이 책을 또 읽고 또 정리하고 또 읽고 또 정리하고를 반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미니멀리스트는 기술적인 정리 정돈보다는 정식적인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작가도 첫 챕터에 미니멀리스트의 자세라는 챕터를 넣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나는 버리는걸 정말 못한다. 이건 누가 선물로 줬기 때문에 못 버리고, 이건 나와 함께 10년 이상 있었기 때문에 못 버리고, 이건 내 첫 여행에서 구매한 거라 못 버리고 등등 난 진짜 뭘 못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나는 평생 미니멀리스트와는 먼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이 어쩌면 나 같은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당신은 달라질 수 있어요!'라고 용기를 주고 힘을 내라고 말해주는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만 제목처럼 책이 참 단순하진 않는 단점이 있다. 총 327페이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쉽게 술술 읽힌다고 해도 좀 지루하고 오래 걸렸던 것 같다. 그 점이 참 아쉽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미니멀리스트의 마음가짐을 기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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