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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책 읽어드립니다

by SOON
2주에 한번 독서모임에서 선택한 책이다. 사실 설민석이라는 작가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나도 없음을 알려드리며, 필자의 주관대로 지나치게 솔직한 리뷰입니다.


평점 : 별점 1개 반


마케팅의 승리


베스트셀러는 대단한 작가나 작품성이 뛰어나다거나 마케팅을 잘해서 등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정말 마케팅의 승리였다는 것이다. 나는 그가 나온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책을 많이 읽자'라는 취지는 필자 역시 동의하지만 잘 몰랐던, 시청률도 그다지 높지 않았던 프로그램의 인기와 더불어 책까지 펼쳐낸 건 좀 오버 아닌가 싶다. 게다가 이 책의 내용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책 리뷰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 그저 쓰는 이가 설민석이라는 유명인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출판사는 작가(설민석)가 대표로 있는 출판사였다. 그럼 결국 작가는 자기 회사에서 자기가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언급했던 책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책에서는 방송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이라고 했지만 방송을 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만약, 방송에서 한 이야기의 요약본이라면 독자는 실망할 것이다.) 이 책에 담았다고 했지만, 결국 이 책을 읽는 독자인 나로서는 돈벌이 수단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마음으로 많은 책을 소개하고 싶었다면, 굳이 꼭 본인 회사에서 책으로 엮어내기보다는 얼마 전 새로 시작한 본인의 유튜브라던가 본인의 채널에서도 충분히 언급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왜?


작가의 빠들에겐 설쌤이라면 당연히 믿고 사야지...라는 생각이겠지만, 그렇지 않았던 독자 또는 TV 프로그램의 애청자가 이 책을 사서 읽었던더라면 지금 나와 같은 실망감을 가졌을까? 아니면 역시 설쌤이야... 언급되었던 책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라고 했을까? 궁금하다. 이 책에서 내용, 리뷰를 언급하기엔 그저 5권의 책의 단편적 내용, 그리고 작가의 개인적인 견해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사나 한국사에 대한 지식 자랑이 이 책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가 읽은 이 책은 그게 다 였다.


그렇다고 해도 다 실망하진 않았다. 두번째 책인 사피엔스에 대한 작가의 초반 해석은 나름 재미가 있었고,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하지만 후반에 가서 또 세계사에 대한 지식 자랑이 늘어서며 책을 읽는 것이 지루해졌다. 총 약 200페이지 정도의 굉장히 얇은 책이었지만 책의 가격이나 내용은 부실해서 이 가격을 주고 이 책을 사서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게다가 필자는 현재 도서관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서 무인대출기까지 가는 버스비 1,200원이 이 책을 다 읽고 조금 아깝기까지 느껴졌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설쌤의 팬이라면 글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그에 대해 잘 모른다. 그를 처음 본 것은 무한도전이었는데, 사실 나는 무한도전의 그 편도 스킵했기 때문에 그에대에 전혀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그가 정말 이 책을 펼쳐낸 의도가 단순히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들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면 굳이 출판이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가능했기에, 이 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없을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그가 아주 순수한 의도로 정말 이 책을 읽고, 많은 이 들이 많은 책을 읽었으면 하는 착한 마음이었다면, 나처럼 빌려서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 책보다는 이 책에 언급된 책을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책을 다 읽고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펼쳐본 책 맨 앞장에 적힌 '이 책의 인세는 인문학 진흥을 위한 목적으로 기부됩니다'라는 문구가 들어왔다. 아무리 기부 목적이라고 해도 수많은 창작의 고통과 마감을 이겨낸 작가들의 노고에는 조금도 위안이 되진 않을 것 같다. 이 책이 어떤 창작의 고통을 거쳐서 나온 책인지 작가가 조금이라도 고심해 보고 다음 책에서는 조금 더 신중해졌으면 좋겠다.


저는 재미없었어요! 빌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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