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ian
독서모임에서 선택한 책이라 읽게 되었다. 평소 소설책을 좋아하지 않았고, 문학에 문도 모르는 나로서는 난해한 책이었다. 작가의 생각은 잘 모르겠고, 정말 지극히 솔직하고 주관적인 리뷰이다.
1900년대 아웃사이더 루저 아이의 성장기
한 아이의 성장기인 건 알겠는데... 뭔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문학을 정말 모르는 구나를 깨달았고, 이제 드라마를 조금 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주인공이 데미안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특히 그의 어머니를 사랑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의 어머니는 그를 유혹하기까지 한다. ("싱클레어 당신의 사랑은 나에게 끌리고 있어요." 205page) 이 부분에서 나는 갑자기 지난번에 본 넷플릭스 오자크가 생각이 났다. 시즌3에서 할머니뻘인 달린 과 와이엇이 사랑에 빠져버린다. 나는 정말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걸까? 게다가 데미안은 명상할 때 꼭 약 빤 애 같았다. (오자크에서 달린이 양귀비 농장 운영함)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중간중간 미드가 떠올랐는데, 얼마 전에 본 와이 우먼 킬도 떠올랐고, 오자크, 그리고 어딘가 데미안의 브로맨스를 오마주한 미드나 유럽 드라마가 있지 않을까? 상상했다. 확실히 나는 소설이나 희극보다는 영상에 조금 더 흥미를 느끼고, 현실에 있을법한 이야기가 조금 더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 딴 상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가 느낀 싱클레어는 외로운 아이 었다. 어릴 땐 왕따도 당했던 것 같고, 가족은 화목하고 좋았지만 싱클레어 본인은 굉장히 우울했던 것 같다. 게다가 어른들이 항상 말하는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하는 그 시기에 싱클레어는 친구마저 잘못 만나 꼬붕이 되어버렸다. 지금의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그냥 솔직하게 '내가 거짓말이었어!'라고 고백만 하면 될 것을 일을 왜 이렇게 크게 만들었나? 싶었는데, 또 나의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누구나 사춘기는 오고, 불안하지 않았던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나는 20대에서도 불안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참으로 답답했던 게,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2020년이라서 이 책이 나온 1900년대를 나는 잘 모른다. (세계사, 역사를 잘 모를뿐더러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된 종교에 관한 지식도 없어서 어려웠다.) 나의 성격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싱클레어였다면? 내가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나는 어땠을까?라고 상상해보는데 사실 그 시대를 잘 모르지만 어쨌거나 아주 옛날에 나라면 나는 싱클레어 같은 아웃사이더는 안되었을 것 같다. 게다가 10대 초반에 와인이라니!!! 우리나라에선 있을 수 없는 일!!!
문학은 문학으로 봐야 하는데 내가 문학을 잘 모르다 보니 내 맘대로 해석하고 그래서 좀 미안하기도 하다. 어쨌거나 나는 마지막 단락에서 결국 허상을 본 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틱한 요소라면 식스센스급(사실 나는 식스센스를 보지 않았다.) 반전으로 데미안이라는 아이 자체가 없었고, 영화 뷰티풀 마인드처럼 정신분열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역시 나는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걸까? ㅋㅋ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나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다양한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내 기준엔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솔직히 나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팔렸는지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바로 종교적 이해가 부족해서였을 것이다. 나는 종교가 없고, 게다가 기독교나 카톡릭 등도 모르는데 카인은 더더욱 모르고, 갑자기 생뚱맞게 죽으려는 친구한테 가는 것도 이상하고 난해했다. 영화는 영화로써, 그리고 소설은 소설로써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내가 이상한 걸까?
이 리뷰를 읽기 전에 당신이 책을 읽어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