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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이 온다

by SOON
도서관 관심도서에 있었던 책이었다. 사실 나는 파이어족이라는 단어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흥미롭고 재밌는 책이었다. 필자의 주관대로 지나치게 솔직한 리뷰다.


평점 : 별점 3개 반 ★★★


원제 - Playing with 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How Far Would You Go for Financial Freedom? : 금융 독립 조기 퇴직 : 금융의 자유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시겠습니까? [번역 : 파파고]


눈으로 읽기 귀찮으신 분들에게 들어보라고 만들어본 오디오 리뷰입니다.




선진국이라 조금 더 드라마틱한 게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1년에 약 1억 3천만원 정도를 번다고 했고, 그중 1억 2천만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어느 날 팟캐스트에서 파이어족에 관해 들은 후 파이어족에 꽂혀 결국 그는 와이프를 설득해 현재는 58% 정도를 저축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이 글을 본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대단하다 또는 미국이니까 가능하겠지, 아니면 저자가 연봉이 높기 때문에 내가 저정도 연봉이면 나는 더 많이 저축할 거야!라는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난 절대 지금의 소비를 포기못해! 라고 대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나)는 이 책에 나온 파이어족(경제적 독립을 위해 조기 퇴직한 사람들)에 속하고, 이미 회사를 때려치우고 돈벌이를 하지 않은지 횟수로는 9년, 만으로는 8년 차가 지났다. 나는 이미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그들이 꿈꾸는 경제적 독립을 실현하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다. 나는 이 책을 지금 읽었기에 그리고 이 책을 보고 나서 파이어족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게 되었기에 '아...나는 이런 부류의 사람이었구나'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사실 내 여행기의 카테고리 제목에 쓰인 한량이 내가 느끼는 파이어족이라서 나는 파이어족보다는 한량이라는 단어가 더 좋다.


자, 다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일단 내가 필자였다면 더 많은 저축을 했을 것이고, 더 빨리 경제적 자유를 얻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약 12년 동안 회사생활을 할 때 월급의 약 90%를 저축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족이 있다는 나와는 다른 환경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작가와 나의 뇌구조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나는 어릴 적부터 근검절약을 하시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아끼는거 하나는 습관처럼 해왔기에 (물론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지만) 작가가 말하는 환경이라면 나는 작가보다는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많이 저축하고 은퇴했을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작가는 아직 30대라는 사실이다. 아마도 작가가 내 나이쯤이 되면 나처럼 한량은 되어있지는 않겠지만 경제적 자유를 얻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아무래도 책의 저자가 미국 사람이다 보니 우리의 환경과는 조금 다르고, 또 파이어족의 모토인 "번 것보다 적게 쓰고, 남는 돈은 투자하며 빚은 피하라"의 투자 역시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미국의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에 관해서도 이 책을 보고 바로 인덱스펀드에 투자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성공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은퇴로 가기 위해 열심히 아끼면서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책에 생생히 일기 형식으로 담았고, 중간중간 파이어 족에 관한 다큐(참고 : https://youtu.be/kD8uNm5ck0Q)를 찍기 위해 그들을 인터뷰한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 파이어족, 그러니까 아직 은퇴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분들의 이야기만 있지 은퇴를 하고 어떤 생활을 누리고 있는지 정확한 성공 사례가 없어 동기부여가 덜 된다는 게 가장 아쉬웠다. 물론 중간에 70대 할머니 한분이 나오긴 하는데, 성공 사례가 아닌 그녀의 사무실에 방문해 파이어족에 관해 인터뷰했다는 내용만 있다. 다른 예들은 이름, 나이, 이전 직업, 연봉, 저축액, 파이어족이 되기 위한 경제활동 기간, 현재 연간 지출액 등이 표시되었는데, 성공 사례인 그녀를 만나는 인터뷰에는 그런 언급도 없어서 아쉬웠다.

Playing with FIRE: The Documentary (Official Trailer)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이런 부류였구나'라는 새로운 정의를 알게 된 것이 기뻤으며, 세상에는 이렇게 아끼면서 사는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도 많구나'라는 동질감? 같은 것도 느꼈고, 또 다른 면에서는 파이어족의 행사를 참여하는 작가를 보며 뭔가 종교적 의식 또는 다단계 행사 모임 같은 느낌이 들어 반감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나는 아웃사이더 같은 청개구리적 성향이 어릴 때부터 있었기에 남들과 어울리는 게 쉬운 아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이런 모임에 꼭 참여해야만 진정한 파이어족에 속하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아마 이 책을 읽어보면 작가가 많은 돈을 들여 이 행사에 참석하기 전엔 의심이 들었지만 참석하고 나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다른 행사에도 참석을 한다. 이런 부분은 조금 나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가졌다. 뭐 어떤 면에서는 네트워킹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할까?라는 생각을 가져보면 나의 대답은 '아니다'라고 말할 것 같다.


어쨌거나 이 책은 당신의 소비습관을 조금 절약해주는 긍정적 효과를 가질 수 있는 선향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책 중 한권이 될 순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파이어족에 관해 긍정적 호감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난 이렇게는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당신은 남들과 같이 은퇴할 나이까지 열심히 내 맘대로 소비하며 즐겁게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로 살아갈 것이고, 이 책의 긍정적 모습을 본다면 아마 은퇴시기가 조금 빨라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자(나)는 지금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오히려 나는 과거로 돌아가기 싫다. (고생하며 찌질하게 지냈던 과거로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 다만 경제적 독립을 실행했던 첫해로 돌아간다면 조금 더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고 싶긴 하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선택을 하든지 후회하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그 삶을 잘 즐기길 바란다.


경제적 자유를 조금 일찍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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