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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해자

by SOON
매주 수요일 낮 12시 내가 좋아하는 신사임당님 유튜브 채널에서는 [주식투자 좀 아는 선배]라는 코너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데, 이 방송에서 추천한 책이었다. 사실 추천한지는 좀 되었지만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필자의 주관대로 지나치게 솔직한 리뷰임을 알려드립니다.


평점 : 별점 3개 ★★★


내가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내가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나의 수익률은 더 높아졌을까? 였다. 곰곰이 생각해보았고, 내 답변은 '아니다'였다. 아마 앞서 언급했든 신사임당님 유튜브 채널에서 추천했던 이 책은 워낙 유명했던 책이었기에 아마도 언젠가는 읽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에서 읽었던 게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결론을 내었다. 왜냐하면, 현재 나는 지난달보다 조금 더 주식에 대해 절박함이 있고(이달 초에 옵션으로 거액을 날려먹었다 ㅋㅋ), 아마 처음 데이트레이딩을 시작한 작년 10월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주린이보다 못한 벨류였기에 이 책의 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로 이 책을 지금에서 읽었다는 것에 너무나도 만족하며, 조금 더 주식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 같이 주식에 대해 식견을 넓혀주는 책 중 한권이다. 하지만 이 책을 추천해줬던 이유를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또 아마 나처럼 주식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더 생기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에서 초반에 언급한 경제적 해자는 총 4가지 무형자산, 고객 전환 비용, 네트워크 효과, 원가 우위였는데, 솔직히 원가 우위는 주린이에게 찾기 힘든 과제였다. 재무제표를 보면 알 수 있을까? 암턴 난 원가 우위는 일단 제쳐두고 3가지만 보자면, 무형자산에서는 코카콜라가 떠올랐고, 고객 전환 비용에서는 애플이 네트워크 효과에서는 카카오나 구글이 떠올랐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는 것도 주식 책을 읽으면서 느껴본 새로운 경험이었고, 재밌었다. 아마 이 책을 읽게 될 여러분도 이 부분을 읽다가 떠오르는 기업이 하나 둘 생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책 초반 언급했든 이런 좋은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을 비싸게 산다면, 당신의 투자는 실패할 수 있기에 작가는 충분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싼 가격일 때 사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이건 너무 어렵다. 이미 우리가 겪었듯 Covid-19이 범람했던 2020년 초에 특히 3월에 이 기업을 매수한다는 건, 게다가 내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더더욱이 현금 보유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매수한다는 거 더더욱 힘든 일이 될 것 같다. 재작년 12월부터 작년 4월 말까지 나는 동남아 장기여행 중이었는데, 그중에 3월 말쯤에는 태국 방콕에 있었었다. 그때 내 기억으로 3월 20일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정도면 살 때 된 것 같아서 산 주식이 바로 SPY(미국 지수 S&P500에 투자하는 ETF)하고 코카콜라 그리고 삼성전자였다. 이때 만약 내가 여행에 OTP카드를 가지고 갔더라면 더 많은 금액을 투자했겠지만, 난 항상 여행할 땐 안 가져가니까 어쩔 수 없었다.


그땐 경제적 해자가 뭔지도 몰랐고, 그냥 우량주를 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땐 무슨 주식을 사도 아마 다 올랐을 거다. 내가 주식 공부를 조금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후회를 한 적도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이제서라도 시작한 게 어디냐라는 생각도 한다. 이렇게 주린이가 아닐 때에도 기회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오는데, 아마 앞으로 몇 해가 지나면 또 이런 기회가 올 테니 그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 아마 주린이들도 좋은 주식투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 리뷰를 쓰면서 내가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에 주식투자 방법이 바뀌었다면 이 책은 나에게 내가 지금 준 평점 3점이 아닌 평점 5점 만점을 줘야 할 텐데, 내가 그렇게 할만한 용기가 있을지 무서웠다. 이 책에 의하면 내가 보유한 종목 중 거의 대부분을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이건 정말로 큰 용기가 필요하고, 또 내가 경제적 해자인 기업을 찾기 전까지는 아마도 내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나에게 조금은 영향을 준 아주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고,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굳이 이 책의 단점을 꼽자면, 책에서 언급되어 예시가 되었던 기업 중에 사실 우리가 아니 주린이인 내가 알기에 모르는 기업이 아는 기업보다 많아서 책을 읽는 집중도가 떨어졌고, 아마 작가는 이 책이 세계 곳곳에 이 책이 출판될 줄 쓸 당시에는 몰랐을 것 같다. 아니라면 이 책을 한국에서 펴낸 출판사 마케팅팀이나 기획팀은 번역가에게 부탁해 이 책에 언급된 예시에서 우리가 알만한 한국기업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었을 텐데, 만약 그랬다면 이 책은 조금 더 흥미롭고 재밌는 책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 나처럼 주린이,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에 나오는 주식 용어들은 다소 어려울 수 있는데, 각주나 따로 밑에 남는 부분에 주식 용어에 대한 설명을 해줬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이 책은 앞서 언급했듯이 주식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좋은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싶은 많은 주린이에게 도움이 되는 책에는 틀림없는 책이다.


주식을 계속 공부했는데 계좌가 마이너스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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