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바깥에서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by 담쟁이캘리



마음, 바깥에서

/ 담쟁이캘리




까치발을 들어도

보이지 않는 담 너머가 있고

겅중겅중 뛰어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었다



온종일 발꿈치를 들어도

보이지 않는 어떤 곳이 있고

힘껏 뛰어올라도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었다



볼 수 없어 넘고 싶었는지

뛸 수 없어 넘어서고 싶었던 건지

그 어느 쪽에도 들지 못해

내리 밖을 배회했다



아래로 두 발을 뻗어도

결코 닿지 않는 바닥이 있었고

힘껏 발길질해도

닿지 않는 곳이 있었다



알 수 없어 보고 싶었는지

질 수 없어 가보고 싶었던 건지

그 어느 쪽에도 들지 못해

내리 밖을 헤매었다



닿을 수 없는 선과 벽 사이

수개의 언어로 굽이치는 마음

모두 받아낼 단단한 둑을 쌓았다



파동에 일렁이는 자음과 모음

몽땅 엮은 글로 성글한 틈을 채웠다



저 너머의 밖보다

더 나은 안이 되기를



바깥으로 삐져나온 마음

갈무리할 때마다 마침표를 찍었다





닿을 수 없는 바깥은 당연히 행복할 거라고 상상하던 때가 있었다. 선과 벽 사이를 넘으면 현실의 담장도 쉬이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 믿던 때가 있었다. 기를 쓰고 밖으로 향했다. 온종일 마음이 편히 쉬지 못하고 바깥으로 향했다. 내가 선 이곳보다 더 나은 밖이 있을 거라는, 줄곧 목이 마르고 허기지는 모자란 마음으로. 그 마음의 경계에서 글을 짓다가 알았다. 밖이 넘치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안을 채운 적이 사실을. 안에서 편히 머무르며 바깥보다 더 나은 마음으로 산 적이 없다는 사실을.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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