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에 대한 단상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내일
/ 담쟁이캘리
오늘이 가기도 전에
내일이 있을 거라 믿는 건
가장 큰 착각일지 몰라
오늘 하루를 보내기도 전에
무턱대고 그리는 내일은
가장 무책임한 일인지 몰라
매일 아침 어김없이
또 다른 오늘과 만난다는 건
끝을 점칠 수 없는 일인데
그 기약 없는 약속만 믿고
너무 평온하게 하루를 닫는지도 몰라
내일 만나자
별 수식 없는 그 말이, 실은 얼마나
섣부른 믿음일 수 있는지
매일 밤 눈 감기 전에
당연히도 내일이 있을 거라 믿는 건
오늘에 대한 직무유기일지도 몰라
수시로 나에게 엄격한 마음이었음을 깨달을 때마다 나의 도피처는 언제나 '내일'이었다. 하이얀 백지로 시작하는 나의 하루는 지금보다 평온할 거라는 말뿐인 위로만 남기고, 나의 하루는 불완전하게 닫혔다. 그때는 그것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라는 막연한 위로'라고 믿었다. 한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자기 마음 하나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은 결국 방임이자 섣부른 위로였고 죽을힘을 다해 버틴 오늘 하루에 대한 직무유기였다. 혹여 그 대상이 '나'라고 할지라도 제때 안아주지 못한다면 그 무엇도 온전히 안을 수 없는 일이었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