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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쟁이캘리 Feb 04. 2022

마음 색칠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마음 색칠

/ 담쟁이캘리




어릴 적 도화지 위에 그리던

세상은 골목 친구 그리고도 남아

여덟 색 크레파스만 있으면

친구 얼굴 칠하고도 충분해



학교 앞 건널목 신호등

녹색 어머니회 조끼 그리고

하늘 위에 뭉게뭉게 핀 구름

남색 신발과 보라색 가방까지



빨 주 노 초 파 남 보 흰



몽땅 칠하고 남았건만

지금은 마흔여덟 색 크레파스

수백 장의 도화지가 있어도

그린 건 자기 얼굴이 고작



손가락 하나로 별별 사람들

소식 주고받으며 좋아요 해도

친구 얼굴 그릴 때 쓰는 건

항상 여덟 색깔이 고작



빨 주 노 초 파 남 보 검  



도화지로 무엇이든 그리고

칠할 수 있는 마흔여덟 색

크레파스 두고도 여전히

마음은 여덟 색이라



마음껏 칠할 수 있는

여러 색 크레파스 두고도

친구 얼굴 칠하지 못하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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