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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쟁이캘리 Jul 24. 2022

쓰고, 싶다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쓰고, 싶다

/ 담쟁이캘리




쓰다, 쓰다
입안 가득 욱여넣은 것이
몸에 좋다고 한들 쓴 것은 싫어
달갑지 않고 괴로웠건만


쓰다, 쓰다
종이 가득 채워 넣은 것은
맘에 안 찬다 한들 빈 것은 싫어
기꺼이 달갑게 써낸다


쓰다, 쓰다
입에 쓴 것은 퉤퉤 뱉고서
한 번도 되돌아본 적 없거늘


쓰다, 쓰다
글이 된 것은 맴맴 돌면서
수번씩 되감아 며칠을 앓는다


달갑지 않고 괴로워
입맛이 쓴 것도 마다 않고
반가운 것 맞이할 생각으로


쓰다, 쓰다
기어코  내내 그리워하던
반가운 글과 마주한다






  사진 속 꽃은 자세히 보면 시든 꽃잎과 활짝 핀 꽃잎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시든 꽃과 활짝 핀 꽃이 엉켜있는 풍경을 보면 글 쓰는 일도 때로는 시든 것 같으면서도 활짝 핀 꽃 같은 순간들이 공존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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