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 담쟁이캘리
마음, 그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도
보폭이 있다
와다다, 겁 없이
냅다 달려 넘어져도
헤벌쭉 웃고
마음, 쉼 없이
겅중겅중 바삐 거닐던
발자국 보니
마음 따라 건너온
생애 수많은 돌다리에도
저마다 두드린
마음, 그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보폭이 있다
이른 새벽, 그 선선한 기운이 좋아 그 주위를 맴맴 돌듯 잔걸음을 걷는 마음을 들여다보다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던 속담이 떠올랐다. 보통 이 말은 신중을 기할 때 하는 말인데, 행동은 다리를 건너는 몸과 마음의 합으로 나타난다. 그 모양을 곱씹어보니 마음,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 돌아보니 지나온 수많은 시간, 나를 데리고 때마다 다른 보폭으로 걸었음을 알았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