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마주한 현실
**글에 나오는 이름과 성씨는 모두 가명입니다.
**해당 에피소드는 실제 사례와 픽션을 재구성해 작성된 내용입니다.
출근길 전화벨이 울렸다. 경찰서에서 온 연락이었다. 평소처럼 교무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려 경찰서로 향했다. 담임교사로서의 책임감과 동시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경찰서 조사실. 그곳에서 마주한 최군의 모습은 낯설었다. 교실에서 보던 그 영리하고 어른스러운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소위 '깽값'을 요구하는 거친 모습만이 남아있었다.
"사과 같은 거 필요 없어요. 돈만 주면 돼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최군의 목소리가 조사실에 울려 퍼졌다. 경찰관들 앞에서 담임교사로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내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걸까.'
자책감이 몰려왔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아이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처는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최군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열네 살,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어디서 이런 것들을 보고 배웠을까. 어떤 경험들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깊어지는 고민 속에서 우리 사회를 향한 회의감이 차올랐다.
중학교 1학년. 아직 티 없이 맑아야 할 나이다. 하지만 최군의 눈빛에서는 이미 어른들의 세계를 읽어낸 듯한 날카로움이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깊은 미안함을 느꼈다. 교사로서가 아닌, 한 어른으로서.
우리는 어쩌면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었는지도 모른다.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들, 폭력으로 끝나는 갈등들, 무너진 신뢰관계...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익혔다.
돌아오는 길, 나는 결심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단순히 문제 행동을 지적하고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의 근원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