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군의 이야기3

경찰서에서의 시간

by SOONT

**글에 나오는 이름과 성씨는 모두 가명입니다.

**해당 에피소드는 실제 사례와 픽션을 재구성해 작성된 내용입니다.


경찰서 조사실의 적막을 깨고 중학교 3학년 학생의 아버지가 들어오셨다. 남루한 차림의 아버지를 본 순간, 조사실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고개 들어, 자식아."

아버지의 호통에 중3 학생의 어깨가 움찔했다. 그러더니 이내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터뜨렸다. 아버지는 오히려 "괜찮다, 기죽지 마라"며 아들을 다독였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담임교사로서 이런 장면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고 미안했다. 현실감이 없었다. 마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최군은 달랐다. 중3 아버지에게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합의금 주세요."

"얼마면 되겠니?"

"100만원이요."

순간 조사실이 얼어붙었다. 중3 아버지의 말씀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내가 하루 벌어 하루 사는데... 100만원이 어디 있니..."

그 말을 들은 중3 학생의 울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나도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최군은 멈추지 않았다.

"그럼 80이요."

"그럼 70이요."

"그럼 50이요."

마치 시장에서 흥정하듯 숫자를 낮춰가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9년의 교직 생활 동안 이런 순간은 처음이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디서 이런 행동을 배웠을까. 교단에 선 것을 후회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40만원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최군은 그 자리에서 즉시 입금을 요구했고, 중3 아버지는 그 요구를 받아들였다. 최군의 보호자 계좌로 돈이 입금될 때까지, 그리고 그 돈이 자신의 계좌로 이체될 때까지 최군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마침내 돈을 확인한 최군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경찰서를 나섰다. 학교로 돌아가는 길, 나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혹시... 고등학생들한테 돈 달라고 협박받고 있니? 왜 그렇게 돈이 급했어?"

최군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옷 사려고요."

그 순간, 나는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 교사로서 들지 말아야 할 감정이었지만, 최군에 대한 정이 싹 가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것도 그가 보내는 또 다른 형태의 구조신호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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