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이야기
겨울이 오고 있었다. 최군의 어머님께서 다시 연락을 주셨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이 학교에서는 더 이상 다니기 힘들다고 해요."
최군은 전학을 고집했다고 했다. 어머님 말씀으로는 들어줄 때까지 계속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는 절차를 설명드렸다. 다른 구로 이사를 가지 않는 한 전학이 불가능하다고.
"그럼... 이사라도 갈게요."
어머님의 목소리에서 체념이 느껴졌다. 자녀의 끝없는 요구 앞에서 무너지는 부모의 모습이었다. 결국 그들은 힘들게 이사를 결정했고, 최군은 전학을 갈 수 있게 되었다.
방학식 날, 교실에는 여전히 최군의 자리가 비어있었다. 마지막까지도 그는 오지 않았다. 방학 중에 전학 절차가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의 소식이 들려왔다.
"최군이 새 학교에도 안 가고 집 밖으로도 안 나간대요..."
그 소식을 듣는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전학을 더 강하게 말렸어야 했나? 아이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어야 했나? 전문상담 교사와의 상담을 더 자주 연계했어야 했나?
10여년 동안 교단에서, 나는 수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그들 모두가 내 기억 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군과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그것은 미완성으로 남은 챕터와 같다.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그 겨울, 내가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 조금 더 기다려줬다면... 조금 더 이해하려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하지만 교사로서 우리는 때로 완벽한 결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들의 앞날을 기도하는 것밖에.
잘 지내고 있기를. 이제는 그 말밖에 할 수 없다.
최군과 나의 이야기는 내 교직 생활에서 가장 큰 후회로 남겠지만, 동시에 가장 소중한 배움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교단에 선다.
또 다른 최군을 만날지도 모르니까.
그때는 좀 더 잘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