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군의 이야기8

무력한 하루

by SOONT



최군은 학교에 나오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때로는 밤을 새우고 아침 일찍, 때로는 모두가 하교한 후. 그래도 온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작은 희망을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최군의 어머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 같아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동안 내가 들인 노력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최군과 반 아이들 사이의 관계 회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도를 했던가.

"어머님,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내 목소리에는 억울함이 묻어났다. 반 아이들은 최군을 따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최군을 두려워했다. 경찰서에서 있었던 일 이후, 아이들은 최군과 엮이는 것 자체를 무서워했다.

하지만 어머님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됐다.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자녀를 보며, 누군가를 탓하고 싶으셨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담임교사인 나였다.

교실로 돌아와 텅 빈 최군의 자리를 바라보았다. 무력감이 밀려왔다. 나는 정말 이렇게 무능한 교사인가? 아이들 사이의 관계 회복조차 이뤄내지 못하는 나는 과연 교사 자격이 있는 걸까?

그날 밤, 교직에 대한 회의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군은 자기 방식대로 학교에 오려 노력하고, 어머님은 자기 방식대로 아들을 걱정하고, 나는 내 방식대로 관계 회복을 시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노력들이 서로 어긋나고 있었다. 마치 제각각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달리는 마라톤 선수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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