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아이의 생활기록부
"쑥스러움이 많고 발표를 하지 않는다."
내 생활기록부에는 늘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손을 들고 발표를 해본 적도, 앞에 나서서 말을 해본 적도 없는 아이. 그런 내가 지금은 수십 명의 눈길이 쏟아지는 교단에 서 있다.
신기하다.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사실 나는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자란 것이 아니었다. 그저 어릴 때부터 한자를 배웠고, 차근차근 급수를 땄고, 그 자격증으로 대학 특기자 전형에 지원했을 뿐이다. 한문교육과라는 사범대학에 입학한 것도, 어쩌면 우연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사범대에 들어와서는 당연히 임용고시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그렇게 1년 반 동안 노량진 고시원에서 앞만 보고 달렸다.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어느새 교사가 되어 있었다. 마치 긴 터널을 지나온 것처럼, 눈을 떠보니 이미 교단 위였다.
지금도 가끔 의아하다.
어쩌다 교사가 된 걸까.
어떻게 이렇게 내향적인 내가 이토록 많은 아이들의 시선을 받으며 수업을 할 수 있는 걸까.
매일 아침, 아이들의 눈을 마주할 때마다 여전히 신기하다. 발표 한 번 못하던 그 소심한 아이가, 이제는 수업을 이끌어가는 교사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