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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이 Dec 27. 2021

믿는 대로 믿어지는 세상

영화 <메멘토 Memento>

언젠가부터, 명작을 미루고 미루다 보는 버릇이 생겼다. 유명한 영화일수록 재생을 하려다가도 '다음에 봐야지'하는 마음이 생겨버리는 ..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가 <메멘토> 틀었다.  2시간 여의 러닝타임은 꽤나 빠르게 지나갔다. 수많은 좋은 해석이 있는 영화인  알았지만, 굳이 찾아보지 않았다. 일단 나만의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영화를 보고 나면, 바로 영화평론가의 해석을 찾아보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시각이 없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메멘토> 정말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믿는 대로 믿어지는 세상


주인공의 오만은 자신을 온전히 믿는 데서 시작되었다. 자신을 믿고, 자신의 기록을 믿고, 자신이 본 것을 믿는 것. 때때로 자기 확신은 지나치면 자기 오만이 되기도 한다.  

영화 <메멘토> 공식 스틸컷

내가 본 것, 내가 기억하는 것, 내가 기록한 것. 그중에서 진짜 나를 구성하는 것은 몇 가지나 될까?

전에도 '진실'이라는 단어에 대해 적은 적이 있는데, 이 이야기 또한 그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었다. 결국 진실은 내가 보고 내가 믿는 것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언제나 나의 세상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고, 자기 독단적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그 마음, 그 시각을 경계하는 일이다. 나의 생각을 경계하고, 나의 경험을 경계하고, 나의 믿음을 경계하는 일. '이게 아닐 수도 있다'라는 생각으로 나의 삶을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보는 일. 내가 믿는 대로 나의 세상을 꾸리지 않고, 그 안에 타인의 시선을 한 방울 섞어보는 일.


세상은 여전히 어지럽다.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를 외치는 사람, '내가 맞다'를 증명하기 위해 세상을 조작하는 사람... 영화가 나온 지 21년이 지났지만 사람은 여전히 한결같고, 세상 또한 마찬가지다.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메멘토>처럼 계속해서 반복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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