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맨 #1

히어로가 되기로 마음먹다

오이맨은 잘하는 것들이 많았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재능들과 의욕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아니, 그건 틀린 말이다

잘 생각해보니 무엇을 가장 잘하고,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오이맨은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은 없었다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재능과 의욕을 남들에게 알아달라는 건 오이맨의 욕심일 뿐이다

오이맨은 고민이 많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잘할까'

평소에 자신이 꽤나 유능하다고 생각한 오이맨이었지만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나를 찾기가 이 정도로 어려울 줄은 몰랐다

고민이 고민을 물고 생각이 생각을 낳아 어느덧 시간은 한참을 지나고 있었다

그래. 정의감!

오이맨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사회적 물의를 빚는 뉴스를 보면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구나' 혀를 끌끌 차며 소신 있는 비판도 하고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런 상황을 저지하며 약자를 위해 나서는 상상으로 혼쭐을 내주기도 했다

오이맨은 정의롭다

악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가장 먼저 떠올린 오이맨은

히어로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히어로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사람들이

오이맨이 히어로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화나 만화를 봐도 히어로들은 '망토'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히어로를 상징하는 건 '망토'라고 생각한 오이맨은

 '망토'를 입기로 한다

망토를 입으면 사람들이 히어로라고 생각해주겠지

이제 오이맨은 히어로다

망토를 입고 나쁜 사람들을 무찌르고

부정한 사회를 뜯어고쳐보리라

-오이맨 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