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덕후의 역대급 책 리스트

책만 고르기 힘든게 아니다. 사은품도 고르기 힘들다.

by 수빈 Soobin

매 월마다 약 8만원의 예산을 잡고 책을 구매한다. 정해진 예산 내에서 구매하려고 노력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기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이 꾸준히 생기다 보니...아무튼, 그렇다.



저번 달은 한 번에 여러 권을 사지 않고, 틈틈히 서점에 들러 읽고 싶은 책을 그 자리에서 구매했다. 이번 달은 알라딘 굿즈를 받을 겸, 온라인에서 구매하기로 했다. 책덕후에게 인터넷 서점은 SNS만큼 중독적이다. 한 번 어플리케이션을 켜면 수십 권이 보관함으로 들어간다. 사고 싶은 책은 많은데, 돈이 없으니 장바구니는 소박하고 보관함은 흘러넘친다. 현재 보관함에는 약 50권의 책이, 장바구니에는 5권의 책이 있다.


온라인 서점은 오프라인과 달리 실물로 책을 볼 수 없다. 볼 수도 없고, 만져볼 수도 없다. 그래서 오프라인 보다 신중하게, 수상작 위주로 고르곤 한다. 50권의 책들 중에 실제로 읽을 책을 고르려니 아득했지만, 우선 그 중에서 '이건 무조건 사야해'를 골라봤다. 그러자 2권이 자동 확정다. 한 권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독서모임용 책이다. 독서 모임에서 다음 책으로 스릴러 소설을 선택했고, 그 중 이 책이 영화로도 유명하고 맨부커상 수상작이라기에 선택했다. 맨부커 상이라하니 왠지 한강 작가님이 떠오른다.


두 번째 고정 픽은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였다. 우선 이 책의 저자가 1) 헤르만 헤세 인점, 2) 알라딘에서 굿즈 이벤트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 중 한 분인데 굿즈까지 준다니, 무조건 고정 픽이었다. 이렇게 다섯 권 중 두 권이 구매 확정 됐다.


그 에코백이 바로 이 에코백입니다. 너무 예뻐요 울 애기ㅠ

50여 권의 책들이 창고에서 꺼내달라고 소리쳤지만, 눈물을 머금고(?) 10권의 책을 골랐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소란』- 박연준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인생의 베일』- 서머싯 몸

『동사의 맛』- 김정선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캐럴라인 냅

『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제목, 디자인,그리고 별점으로 단순하게 골랐다. 이 중에서 3권을 골라야 했다. 온라인 서점은 오프라인과는 달리 만져보거나 중간 부분을 읽어볼 수 없기에, 온갖 방법을 동원해 골라봤다. (남은 책들은 다음 달에 사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머지않아 또 다른 수많은 책들이 장바구니에 담기기에...)


일단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장르부터 훑어봤다. 세계문학 시리즈 3권, 교양서 1권, 에세이 4권, 그리고 소설 2권이 있었다. 이미 2권의 소설을 담아놓은 상태니, 우선 교양서나 에세이 중에서 한 권을 담기로 했다. 『동사의 맛』과 『밤이 선생이다』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전자는 내가 좋아하는 유유 출판사의 책이기도 하고, 글쓰기에 관한 교양서인 거 같아 관심이 갔다. 후자는 책의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고, 첫 문장과 목차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또 '깊은 울림이 있는 이야기들이 많고 흔히 지나치기 쉬운 소재들도 돌아보게 만든다'는 리뷰를 보면서 내가 찾던 책이다 싶었다.



남은 2권은 세계문학과 소설 분야에서 고르기로 했다. 세계문학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인생의 베일』, 『싯다르타』총 3권이었는데, 사실 마음 같아서는 헤세의 작품을 사고 싶었지만 다음 달에 읽는 영광(?)을 주기로 했다. 남은 두 권은 줄거리로 판가름했다.


『인생의 베일』은 『달과 6펜스』로 유명한 서머싯 몸의 장편소설로, 허영과 욕망을 극복해 나가는 주인공 키티의 성장을 통해 사랑과 용서, 화해, 그리고 삶의 의미를 되짚는 '러브스토리'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하인리히 뵐의 소설로, 황색 언론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당한 한 '개인의 명예'에 관한 보고서라고 한다. 대략의 줄거리만 보았을 때 후자에 더 관심이 가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구매하기로 했다. (참고로 나는 디스토피아를 좋아한다) 사실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쪽수도 봤다. 다른 4권의 책이 모두 두꺼운 편이었기 때문에, 남은 한 권은 왠지 얇아야 마음이 편 것 같았다.


소설부문 후보는 『19호실로 가다』와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가 있었다. 전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도리스 레싱의 초기 단편집으로, 60년대 유럽, '자기만의 방'을 갖지 못하고 결혼, 가정, 남성에 의해 객체로 머무는 여성들의 일상을 날카롭게 응시한다. 소개글을 읽어보니, '자기만의 방'을 먼저 읽고 난 후에 읽으면 더욱 깊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집에 『자기만의 방』이 있었기에, 이 책은 다음에 구매하기로 했다.


여름의 향기가 물씬 난다

후자는 요미우리문학상 수상작으로, 인간을 격려하고 삶을 위하는 건축을 추구하는 노건축가와 그를 경외하며 뒤따르는 주인공 청년의 아름다운 여름날을 담은 소설이다. 책 표지에서 기분 좋은 여름 냄새가 물씬 느껴졌다. 계절 특유의 색감이나 분위기가 잘 담겨있어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일본 문학은 한 번도 접해본 적 없었고, 또 저자 마쓰이에 마사시가 일본 문학계 거물 신인이라며 극찬을 받고 있다길래 읽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총 5권의 책이 답답한 창고에서 내게로 오게됐다. (내 서재가 더 지루하려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헤르만 헤세


이번 달 책 리스트 :)


이제 다 골랐나 싶었더니, 사은품 선택지가 나왔다. 사은품을 고르는 일 또한 만만치 않았다. 헤르만 헤세의 에코백은 무조건이었고, 남은 건 [그림자 램프 vs 유리보틀 vs 메모보드]였다. 사실 처음부터 그림자 램프를 사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집에 이미 북램프가 있었고, 또 잘 쓰지도 않았다. 유리보틀 또한 집에 텀블러가 많아서 굳이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에서 실용성으로 방향을 바꾸니 가장 좋은 선택지는 메모보드였다. 결국 메모보드와 에코백을 주문했다.


무민통 옆에 무민 보드

치열했던 알라딘 쇼핑이 끝났다. 매 달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영광(?)이라, 매 번 신중을 가해 고른다. 5권밖에 사지 못해서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다음 달을 기다리는 쏠쏠한 재미가 있어서 좋다. 그럼 9월도 열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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