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___의 일

마케터를 꿈꾸고 있는 분들께 추천하는 책

by 수빈 Soobin

"책을 만들어보자!"


퍼뜩 이런 생각이 들어서 출판물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었다. 패기 넘치게 일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한참 전의 일이지만, 사실 아직도 실패의 이유가 막연했다. '이거 좋은데, 왜 안 팔릴까?' 싶은 생각만 들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고 부끄러웠다. 산업이 바뀌고 일의 종류가 바뀌어도 일의 근본은 바뀌지 않는다는 걸 왜 몰랐을까?



"우리는 팔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이 사지 않고 그냥 지나가면 이 좋은 걸 왜 안 사는지 이해가 안 될 겁니다. 사게 하는 사람은 사는 사람의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왜' 사고 '왜' 사지 않는지 상상합니다. 어떤 마음을 만족시켜서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합니다." -51p, 장인성, <마케터___의 일>



'왜'라고 질문했을 때, 어느 정도는 대답할 수 있었지만 근본에서 막혔다.


"사람들이 왜 네 책을 사야 하는데?" 음.. 어.. 글쎄...


어쩌면 나는 그동안 멋있고 그럴듯해 보이는 제품을 만들려는 데 급급했던 건 아닐까. 무슨 일이든 문서화하고 기록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시간이 없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보면 정말 그랬다. 나는 장식에 집착해 근본을 잊었었다. 무릎을 탁 치는 이야기에는 논리가 필요 없는데 말이다.



팀장으로서의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비슷비슷한 또래들 가운데 팀장이 된다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내가 어떻게 해서든 이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 똑똑해 보이려고 했고, 내 생각이 맞다는 걸 증명하고 설득하기 위해 애썼다. 그게 뭐라고...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나도 힘들었고, 팀원들도 힘들어했다. 그때 내 리더십과 성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거 같다. '나는 과연 좋은 동료였을까'


이 책은 마치 나를 들여다 보기라도 한 듯, 정확히 내 문제점, 리더로서의 고민을 콕 짚었다. 결국 배려였다. 내 생각 말고 팀원의 생각 먼저.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나 스스로 좋은 영향력을 펼치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깨달았다.


이 책은 마케터를 꿈꾸고 있는 내게 교과서나 다름없다. 사실 부끄럽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경영학도가 마케팅을 이렇게나 몰랐다니, 읽으면서 수많은 프로젝트가 떠올라 쑥스러웠다. 이 책을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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