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이잡지클럽만의 '커뮤니티'가 좋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분들이 모여서 잡지를 읽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가 내겐 재미있고 설렌다. 그래서 나는 그냥 잡지를 읽으러 가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얘기하기 위해 종이잡지클럽을 찾는다.
어제 종이잡지클럽에서 '잡지 읽기 모임'을 했다. 선정된 잡지는 '쓸(sssl) 5호', <음식물 쓰레기>에 관한 내용이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계기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나로서는 이번 잡지 읽기 모임이 탐날 수밖에 없어 바로 신청했다.
출처 : 종이잡지클럽 인스타그램(@the_magazine_club)
사실 음식물 쓰레기에 관한 문제의식은 낮은 편이었다. 워낙 음식에 욕심도 없고 음식과 가까운 성향도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막상 먹는 게 귀찮으면서도 배 움켜쥐면서 요리하는 심리는 무엇인지 대체 알 수 없다)
이번 잡지 읽기 모임 덕분에 음식물 쓰레기의 심각성과 내가 몰랐던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법 등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일상 속 실천 방법을 스스로 찾아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바나나를 오래 먹기 위해 매달아 두는 것도 어찌 보면 생활 속 제로웨이스트 중 하나가 아닐까?! 그냥 두면 빨리 썩고 썩으면 음식물 쓰레기가 되니까. 여러분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식사하고 계시는지?
흥미로웠던 논의는 개인이 아닌 '가정에서의 제로웨이스트'였다. 1인 가구처럼 독립생활을 할 때는 보다 자유롭게 식사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는 아이도 있고 구성원 각자의 식사 성향도 다르다 보니 어렵다고 느껴졌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일까?
고민하다 문득 우리 집 냉장고에 붙어있는 '리스트'가 생각났다. 냉동실 어느 칸에 어떤 음식이 있는지 적어 놓으면, 문을 열기 전에 어떤 재료로 어떤 요리를 할지 정할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이걸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리스트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해 줄 누군가의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
'리스트'를 만든 이후 우리 가족은 일주일에 한 번은(거의 일요일이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하게 됐다. 아빠의 경우 냉동실에 있는 물고기로 매운탕을 만드셨고, 나는 야채 칸을 털어 전골이나 볶음밥을 만들곤 했다. 이상하게 시켜 먹었을 때는 금방 배가 불렀는데, 직접 요리해 먹는 음식은 더 많이 먹어서 상대적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적게 나왔다. 요리하면서 자연스레 배가 고파진 걸까?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또 환경에 관한 얘기를 하다 보니 '채식'에 관한 말도 나왔다. 참석자 대부분이 채식을 하셨고 나 또한 페스코이다 보니 대화를 하면서 공감도 했고 좋은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채식이든 도시락이든 삶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거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노동 시간이 길면 사람들이 환경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생각할 수 있을까?
카페 내에서 일회용 컵이 금지된지는 얼마 안됐지만, 사람들은 지금 이를 어느 정도 당연시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내 다회용 컵 사용이 실은 그렇게 불편한 게 아니었다는 거다. 혹은 그만큼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걸 수도 있고! 어쩌면 우리는 과도한 편리함, 강요된 편리함 속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