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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빈 Soobin Aug 21. 2020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내 안의 열정 세포를 급증시키는 책이 등장했다. 가뜩이나 프로일벌러인데 일을 또 저지르게 생겼다. 일단 글이 무지 쓰고 싶다. 유튜브 아이디어도 떠올랐고.

기획자 꿈나무인 나는 콘텐츠와 기획이라는 단어를 보면 바로 책을 집는다. 그리고 늘 기획이란 무엇인가 고민을 한다. 하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적은 별로 없었다. 이렇게만 하면 된다는 둥, 방법이나 스킬을 알려주는 책은 많았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왜' 기획을 해야 하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지는 도통 알 수 없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나의 고민을 이해하며, 자신도 여전히 고민한다고 답한다. 그리고는 저자 자신이 찾은 나름의 대답을 경험을 통해 알려준다. 그 덕분에 나는 저자를 따라가며 나만의 'why'를 찾아나갈 수 있었다.


나는 '잉여북스'라는 북튜브를 운영한다. 이제 곧 2년이 되는데, 최근까지 쉬었던 것만 빼면 나름 잘 버텨왔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생태계가 그렇지 않은가. 초기에는 막막해서 힘들고 중간에는 구독자가 빨리 늘지 않아 좌절하고.. 포기하기 좋은 환경이다. 실제로 나와 함께 북튜브를 시작했으나 지금은 하지 않는 분들이 꽤 많다. 열정맨인 나마저 중간에 쉬었으니, 유튜브란 결코 만만치 않은 플랫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잉여북스로 돌아왔다. 조금은 달라진 태도로 말이다. 지금까지 잉여북스는 책으로 만난 새로운 '나'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책으로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면서 깨달은 점들을 영상으로 담아온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다. 책을 통해 알게된 '세상'을 공유하고 싶어졌다. 중심이 '나'에서 '세상'으로 옮겨간 것이다. 예전의 나는 책을 읽고 그와 관련된 내 이야기를 말했다면, 지금은 그곳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졌다.

가령 강화길 작가의 <음복에게>를 읽었다면, 아마 나는 딸로서의 내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국에서 '딸'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돌아올 잉여북스 시즌2!!!

나에서 세상으로 이야기의 중심을 바꾸니 바운더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혼자서 하기에 벅찰 수도 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 좋은 기획이란 이런 것인 걸 어쩌겠는가. 책에서도 말하듯 "내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따라 콘텐츠의 방향은 달라진다."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먼 나라 레바논에서 식량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 수유실을 찾기 어려워 구석진 곳에서 수유를 하는 여성들이다. 내가 만들고 싶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입이 보이지 않는 마스크 때문에 소통이 어려워진 청각장애인과, 소수의 입주민 때문에 두통에 시달리는 관리자와 경비원의 이야기다. 그 밖에도 난민과 동물, 식물의 이야기까지... 글로 쓰다 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욱 많아졌다. 이걸 모두 나 혼자서(것도 지구력 약한 내가)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도전해보려고 한다. 다시금 도전정신과 초심을 불어넣어준 이 책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소장해두고 불씨가 꺼지려 할 때마다 두고두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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