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이런 놈이었다니
지도자 교육 과정이 끝나갈 즈음, 두 다리 햄스트링에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근육통이겠거니. 수련에 나를 몰아붙였고 더 깊게 수련을 이어갔다. 그렇게 반년 이상을 걸을 때마저 절뚝이며 걷게 되었다. 대략 병원을 가서 진찰해 보니 가동범위 이상으로 쓰려고 해서 이상이 왔다는 것.
무용을 배울 때에도 이상하게 펴지지 않는 나의 무릎이 이상했다. 남들은 무릎을 펴는 게 어렵지 않은데 내 무릎은 왜 이렇게 펴지지 않는가. 받다코나(두 발을 합족하여 무릎을 바닥으로 내리는 동작)에서 왜 유독 나의 무릎은 높이 솟아 있는가. 전통연희 동아리에 몸 담았던 20대에도 장구를 칠 때 두 발로 장구의 채편을 고정해야 하는데 나는 이 자세가 늘 힘들었기 때문에 항상 오른 다리를 안쪽으로 넣어서 치곤 했다. 그러다 보면 장구가 자꾸 이동하곤 했었더랬지.
의사가 다리를 구부려 보더니 남들보다 기본적으로 가동 범위가 좁다고 하였다. 좌골이 열리지 않았고, 햄스트링도 타이트한데 잘못된 자세로 수련을 이어나갔던 것이 화였다. 다리를 구부리는 아사나-받다코나, 파드마, 자누시르, 마리챠 등-를 하고 나면 다시 다리를 회복하는 힘이 부족해졌다. 아쉬탕가 수련은 고통의 나날이었다. 빈야사를 흐르는 게 힘들어진 것.
고강도의 수련을 기피하게 되다가 어느 날 오전 수련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핸즈온을 받은 적이 있다. 오른 다리를 접고 자누시르 A에서 전굴을 내려갈 때 선생님이 몸의 방향을 바로 강하게 핸즈온을 해줬는데, 그때 왼쪽다리 햄스트링이 정말 소리가 들리는 느낌으로 찢어질 것만 같았다. 아, 내 다리는 이제 끝났다. 나는 왜 이 핸즈온을 거부하지 못했는가. 그렇게 귓가에 삐-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시간을 지나고 상체를 일으키니, 네? 다리가 왜 갑자기 가벼워졌죠? 이상하게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이 사라졌다. 완전히 나아졌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통증으로 살살 움직이며 써가던 그 핵심적인 고통이 사라졌다! 도수치료입니까?!
오랜 햄스트링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다시 수련할 때 즐거움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트 위에 삶은 순탄하지는 않은 법.
한 달짜리 재택 알바로 컴퓨터 앞에 바짝 붙어있던 나는 잔잔하게 통증이 오던 목디스크가 제대로 악화되었고 급기야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고통으로 몸을 일으켜 겨우 병원을 찾아가 MRI를 찍고 목디스크가 심해졌다는 진단과 함께 주사 치료를 받았다. 고통스러운 주사치료를 끝내고 다음날 아무런 고통이 없는 가뿐한 목과 어깨를 거의 처음으로 느꼈다. 그리고 가벼워진 목과 어깨로 수련을 하니 이렇게 신날 수 있냐고? 경거망동하던 나는 다시 또 악화되었고, 여전히 후굴에 대한 두려움으로 깊게 아사나를 도전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목디스크 이후에도 우르드바 다누라사나(원래 힘들어함)가 허리가 정말 뽀각 끊어질 거 같고 마리챠 B를 하다가 허리에 문제가 생겼음을 인지하고 병원에 가니 요추분리증 진단 땅땅.
평발로 수련할 때 아치를 자꾸 세우려고 엄지발가락 아래 뼈를 눌러쓰다가 진단받은 종자골염 땅땅.
이것이 내 일 년의 육체의 기록.
수련을 좀 하려고 하면 수련을 쉬어야 하고, 하려고 하면 삐걱대고, 하려고 하면 염증이고, 매트와 병원을 차례차례 다녀가며, 요가 이거 맞아? 라며 분노하다가도 다시 또 매트 위에 서고.
사실 내 몸의 문제는 요가로 생겼다기보다는 계속 갖고 있던 문제가 제대로 드러난 쪽이 맞다. 오랜 시간 동안 잘못 베어진 것들을 바로 잡으려면 고통과 시간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내 몸을 알아가고 다시 고통이 없는 방향으로 길을 찾아가야 하는 것.
가끔, 아사나를 거뜬히 해낼 수 있는 몸이 나에겐 왜 주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이상한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뭐, 어디 요가 대회가 있는 것도 아니고(어딘가에 있을 수도?) 그런 생각으로 빠질 때, 타인의 몸을 부러워할 때, 다시 좌뇌 우뇌 뽝 치며 정신 차리기도 한다. 그러려고 요가를 하는 게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