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by 수리향


노란 은행잎은 밟을 수 없는 금이 되어

조심조심 보도 블록을 살얼음 딛듯 걷는다


너를 구함은 가을이 오게 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다만 세상이 다음 계절로 흐르기를 바랐을 뿐이다


가을은 오지 않았다 아니 올 수 없었다

너의 가을은 다만 계절이 흐른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미안할 것도 빚진 것도 바랄 것도 없다

아니 네가 빚진 것은 이미 돌려 받았다


그러니 착각은 차가운 흙 아래 덮은 채 돌아서자

이제 나는 그 어느 쪽에도 추를 올리지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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