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입주할 집에 세팅이 완료되었다. 학교의 선생님들과 주무관님들이 다 달려들어 신라이더(새로 오는 사람들)의 집들을 세팅해주셨다. 다른 분들은 대부분 이전 선생님들의 집을 이어 받아서 편하게 준비되었는데 나의 경우 새로 집을 구하게 되어서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이상하게 사람들은 내가 이곳에 적응을 못 할 것 같다는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침대가 딱딱하다느니, 화장실이 좁다느니, 벽지 마감이 깔끔하지 않다느니 이야기가 많은데 나는 그런 것에 예민한 사람이 아니고 알고보면 척박한(?) 환경에 익숙한 사람인데 다들 믿어주지 않는다. 한 1년 지나면 믿어 주려나.
학교에서 새로 얻어준 집은 내가 평소 로망을 가지고 있던 복층인데 슬프게도 침대가 있어서 그렇게 넓게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이전에 들어가려했던 집도 같은 아파트의 복층이라 대충 어떤 구조인지 짐작은 간다. 복층도 한국처럼 누울 공간만 달랑 있는 그런 복층이 아니라 바닥 난방까지 되는 꽤 괜찮은 복층이다. 단점은 꼭대기 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3층까지 제 발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도 구할 수 있기는 한데 그럼 월세가 2배로 올라간다. 선생님들을 보면 대체로 월세 1000위안에서 1500위안 사이에 사시는 경우가 많다. 내가 구한 아파트는 좀 비싼 동네라 적은 평수에 1000위안이고, 다른 분들은 방 2-3개 있는 35평 정도의 집을 1500위안에 구한다. 1500위안이면 한국돈으로 30만원 정도인데 정말 물가의 차이를 실감할 수가 있다. 중국에는 야진이라는 보증금 제도가 있는데 월세 1-3개월에 해당하는 금액을 월세 말고 따로 주인에게 맡겨두었다가 나갈 때 찾아간다. 이 동네는 대체로 야진이 1달치라서 부담은 적은 것 같다.
새 집에 간다기에 이리저리 중국의 집에 대해 찾아보다가 중국의 귀신 들린 집에 대한 썰을 찾아서 한참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나도 이사 가면 곧잘 가위도 눌리고 해서 혹시 귀신 있나 하는 시덥지 않은 생각을 하는데, 중국에도 귀신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미신이지만) 중국의 귀신이 어떤지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요재지이’라는 중국 요괴/귀신에 대한 이야기책이 있어서 읽어보았다. 일본의 요괴들이 서민형 요괴들이라면 중국의 요괴는 신선형 요괴가 많았다. 그냥 신선은 아니고 불량 신선 느낌? 한국의 구미호처럼, 사람을 해치는 요괴도 있지만 사람이랑 연애도 하고 혼인도 하는 요괴도 나온다. 재미있는 건 한국에서는 상대가 귀신이거나 요괴임을 알게 되면 바로 도망가는데 중국 남자는 아내가 요괴인 걸 알면서도 이사 다니며 알콩달콩 같이 잘 산다. (흠좀무)
이번에 새로 만나는 집은 어떨까 걱정도 되고 은근히 기대도 된다. 중국에 귀신들린 집이 있다 하더라도 설마 한국의 귀신보다 무서우랴. 솔직히 자가격리 중에 다락방에 나온 귀신이라, 왠지 반가울 것 같다. 격리가 오래되니 참 생각이 산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