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 시 7차 핵산 검사 공고가 떴다. 현재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 않는 걸로 봐서는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근방(이라지만 고속열차로 2시간 거리) 장춘에서 확진자가 폭증한 관계로 쉽게 봉쇄는 풀리지 않을 것 같다. 오늘은 주식인 옥수수가 떨어져 옥수수를 사러 갔다. 이곳 옥수수는 저렴하고 무척 맛이 있는데 근처에 옥수수 맛집이 있어서 퇴근길에 그 집에 들러 옥수수를 사 가곤 했다. 봉쇄 뜨고 근처 상점들에 있는 옥수수를 다 쓸어 담아 왔는데(별로 안 남아서 20개 정도밖에 못 샀다) 아껴 먹는다는 것이 결국 바닥을 보인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옥수수 맛집은 슬프게도 대문에 아파트 바깥쪽에 나 있어서 아파트 밖으로 빙 돌아가는 것이 아니면, 창문으로 사장님에게 물건을 사야 한다. 문제는 내 중국어 발음이 정말 별로라서 아무리 玉米라 말해도 옥수수라고 알아듣지 못한다. 결국 파파고에 커다랗게 ‘옥수수 10개 주세요(请给我十个玉米)’라는 초등적인 문구를 적어서 사장님께 내밀었다. 사장님이 보더니 난감하게 웃으면 없다고….
그게 어제였고 오늘도 혹시나 옥수수가 들어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마트로 달려갔지만 역시 没有(없다)는 슬픈 답변만 들었다. 마트에 다른 식료품과 생필품은 잘 채워져 있는 걸로 보아 옥수수만 납품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다른 상점에서 냉동 옥수수를 사 가지고 왔다. 말랑한 옥수수만 먹다가 딱딱한 냉동 옥수수를 보니 슬프긴 했지만 그래도 주말에 옥수수를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비가 추적추적 오는데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산책도 하고 줄넘기도 넘고 배드민턴도 치고 즐겁게 담소도 나누고 있었다. 원래 이곳에 오고 사람들이 모여 수다 떠는 걸 별로 본 적이 없었는데 코로나로 격리가 시작되고 나서 사람들이 더 잘 모이고 운동도 하고 그러는 것 같다. 봉쇄 초기에 흐르던 긴장감은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이제 봉쇄 풀리고 출근도 하고 떡볶이집도 가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내일 핵산 검사가 무사히 끝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