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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by 수리향

학교 가는 길에는 항상 새벽 시장이 선다. 출근길에 쇼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과일도 사고 땅콩도 사고 옥수수도 사고 양말도 사고 간식도 사 먹는다. 시장에서 파는 또우장(두유)은 약간 탄맛이 나는 한족식 두유인데 내 입맛에 딱이다. 시장 덕분에 아침 출근길이 즐겁다.



시장이라기에는 작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한국에는 지도에 표시될 만큼 큰 시장만 있는데 아무나 길에 자리 깔고 그냥 물건 파는 시장이 진짜 시장이구나 느낀다. 야채는 밭에서 바로 캐온 것 같은 것들도 많은데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 부지런한 어르신들은 5위안 들고 와서 두 손 가득 반찬거리를 사들고 간다. 나도 많이 사고는 싶지만, 일단 손질하기 귀찮고 출근해야 하는 몸이라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매일 아침 야금야금 사다 보니 요즘은 거의 마트에 가지 않고 있다. 시장에 맛 들리면 출구가 없다….



아침 장을 보면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검찰원이 있고 그 옆에 학교가 있다. 검찰원 건물은 멀쩡한데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잘 모르겠지만 일단 외관이 풍경과 기가 막히가 어울린다. 검찰원 맞은편에는 학교가 있다.



학교는 일단 참 예쁘다. 잔디가 푸르고 학생 1인 당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넓다. 점심 때는 학생들이 축구를 차고 아무 때나 강당의 농구대에서 뛰어놀 수 있다. 한국의 닭장 같은 학교를 생각하면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학교가 따로 없다. 아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학교 같다.


교사들에게는... 일만 적으면 딱인데 모든 건 완벽할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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