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여행 전에 많은 이들이 고산병에 대해 나에게 조언을 했었다. 미리 약을 사가야 한다는 둥, 산소통을 준비해야 한다는 둥, 그냥 가지 말라는 둥. 한국에서 높은 산들을 섭렵했던 나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 말이라 생각했다.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한국의 산은 높아야 2600m였지만 라싸는 이미 해발 3700m 위의 도시이다. 그리고 1000m 차이는 정말 엄청난 차이였다. 첫날 천국의 계단을 구경을 한 뒤로 고산병 약도 얻어먹고 정말 조심조심 걸어 다녔지만 고산병을 피할 수 없었다.
가이드는 고산병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약이나 산소통에 의존하지 말고 하루 이틀 물을 많이 마시며 참으라고 했다. 그리고 절벽 위에 핀 하얀 포탈라 궁으로 우리를 인도했다.
오 마이 포탈라
포탈라 궁은 티베트 왕들과 달라이 라마가 거주하던 곳이다. 이곳 성과 사원들은 꼭 산 위에 세워져 있는데 절벽 위 깎아져 내리는 흰 성벽이 고고하게 빛나는 모습이 왠지 모를 경외감을 자아낸다.
이 흰 페인트가 다 야크의 우유와 요구르트라고 한다. 벽뿐 아니라 붉은 염료도 다 천연이다.
정말 천천히 올라가야 죽지 않는다.
왕이 기거했다는 붉은 궁도 가보았다.
위를 보나 아래를 보나 장관이다.
하늘이 가까운 도시라는 것이 피부에 와닿는다. 정말 구름이 손에 잡힐 듯하다.
내려와서 조캉 사원으로 간다.
야크의 꼬리를 모아 만든 기둥. 초도 야크 기름을 쓴다고 하니 정말 아낌없이 주는 야크구나 싶다.
길가에 오체투지를 하는 분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걷기도 힘든데 오체투지라니. 존경스럽다.
조캉 사원은 개방된 곳도 적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서 별로 찍은 게 없다.
라싸 구경을 마치고 저녁을 먹었다. 내일은 에베레스트로 가기 위해 티베트의 두 번째 도시 시가체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