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맞이하여 백두산으로 교직원 연수(소풍)를 갔다. 중국에서 백두산 천지로 오르는 길은 북파, 서파, 남파가 있다. 북파와 서파는 항상 열려있지만 남파는 1년에 한 번 열릴까 말까 인데 7월 말쯤 열려서 백두산 남파가 연수 장소로 낙점되었다. 역시 워크숍은 백두산 정도는 가줘야.
그저께 백두산 쪽에 폭우가 내려 오늘 아침까지 비가 계속되었다. 아침 산책을 하다 보슬비에 신발이 다 젖어서 버스에서 신을 말리며 남파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남파는 열렸는데 문제는 그저께 폭우로 길이 유실되어 복구 중이라 한다. 안전 문제로 서파로 길을 틀었다.
서파는 북파가 있는 이도백하 마을에서 버스로 한참 가야 입구가 보이다. 일단 서파 입구에 도착하면 신분증과 예매표를 검사하고 공영버스를 타고 산길을 오른다. 백두산은 평평한 편이라 그렇게 가파르지는 않은데 버스로 1시간 반은 잡고 올라야 한다.
버스로 오르는 내내 구름이 자욱해서 걱정했는데 막상 버스에 내려 천지 아래로 오니 구름이 반띵 되어 있었다.
기쁘게도 천지 쪽이 쨍하다. (만세)
서파에서 천지에 닿으려면 천여 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밑에 계단 수가 적혀 있다. 오르는데 40분 정도면 충분하다.
계단은 나무계단과 돌계단이 있는데 무릎 충격 방지를 위해 대부분 나무계단을 이용한다.
물론 돈만 있으면 가마 타고 앉아서 오를 수 있다. 편도 400위안, 왕복 700위안이다.
원래는 위에 올라갈수록 추워야 하는데 아래는 구름이 덥혀 쌀쌀하고 위는 해가 쨍해서 덥다. 결국 입고 있던 외투를 벗었다.
천지가 해발 2200미터 정도이고 가장 높은 곳이 2800 정도 된다고 한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솔직히 애국가에나 나오는 곳인 줄 알았는데 실물을 영접하다니 감개무량하다.
비가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하늘도 깨끗하고 사람도 평소보다 적었다. 베스트 스폿에 눌러앉아 원 없이 사진을 찍은 것 같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바리바리 싸온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백두산 천지를 온전히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데 남파는 못 보았으니 덕이 조금은 부족한 걸로. 앞으로 덕을 좀 더 쌓아서 남파도 북파도 성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