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3.
봉오동 전투 102년을 맞이하여 봉오동 유적지로 갔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이라고 알고 있는데 두만강 너머에서 일본군을 이곳까지 유인하며 여러 달 전투를 벌였고 백두산 쪽 청산리까지 전투를 이어갔다고 한다. 실제 9월 9일에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다고 하니 비슷한 시기에 오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봉오동 산세는 영화랑은 좀 다른데 일단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길이 없고(...) 경사가 급격해서 걷기조차 어려웠다. 땅은 축축하고 돌부리가 곳곳에 있는데 풀이 무성해 보이지 않아 한 발짝 디딜 때마다 온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실제로 한번 굴렀는데 체육시간에도 못해본 뒷구르기를 하는 나를 발견했다. 경사가 거의 80-90도라 한번 구르면 멈추기 어려우니 조심하자. 경사가 심해서 비스듬히 올라가는데 발목이 옆으로 꺾이다 못해 신발이 꺾이더라. 이렇게 한 사람 발도 딛기 어려운데 영화에 나오는 엄청 큰 포는 솔직히 마을이나 협곡 아래 아니면 불가능한 것 같다. 실제 봉오동 전투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 영화가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고 한다.
봉오동 전투 영화에서 보면 나비가 총에 앉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여기 나비는 사람 손을 좋아하나 보다. 움직여도 안 날아가고 사람 바꾸어 가며 계속 이렇게 앉아 있다. (신기)
정상에 오르니 협곡과 강이 한눈에 보인다. 길이 험준해 일반인들은 함부로 올라오기 어렵다. 왼쪽으로 보이는 협곡 위로 매복했다는데 매복을 발견해도 올라오기 어려웠을 것 같다.
봉오동을 둘러보고 국경마을 도문으로 향했다. 도문은 투먼으로 불리며 두만강을 사이에 둔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이다.
도문에 작은 산이 있는데 여기는 계단이 있어서 오르면서 행복했다.
정상 부근 전망대에 오르면 바로 앞에 북한이 보인다. 철책이 낮고 두만강 폭이 생각보다 좁아서 놀랐다.
한숨 쉬다가 도문 광장으로 내려왔다.
2년 전만 해도 도문 광장의 다리를 중간(국경)까지 가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외국인은 출입이 금지되었다. 주변도 앞이 보이지 않는 울타리가 쳐져서 너머가 잘 보이지 않는다.
아쉽지만 해가 저물고 있었다. 광장 카페에서 빙수와 커피를 먹으며 여행을 마무리. 고생은 좀 했지만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