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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중

중국에서 피할 수 없는 것

by 수리향

오래간만에 다시 브런치를 잡았다.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아예 VPN이 되지 않아서 한국의 어떤 사이트도 접속이 불가능했다. 원래 브런치는 안드로이드나 IOS 앱의 경우 한번 로그인되어 있으면 VPN 없이도 접속이 가능했는데 전당대회 앞 뒤로 몇 주는 VPN을 경유해도 접속이 불가능했다. 그동안 봐주고 있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VPN은 그냥 안 되어서 구독 5달을 남겨두고 그냥 버리고 다른 VPN을 한 달씩 가입해서 쓰고 있다. 이건 트래픽 제한이 있어서 정말 아끼며 써야 한다. 유튜브는 정말 조금씩 아껴서 보고 있다.


도시가 봉쇄되고 원격으로 전환된 지 한주가 지났다. 밖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그대로 있고 사람도 차도 보이지 않는다. 어제부터는 핵산 검사가 방문으로 이루어져서 한 발자국도 밖에 나갈 수가 없다. 잠시 쓰레기만 버리러 다녀왔는데 날이 좋아서 가슴이 쓰리다. 바로 옆의 두 동은 집중 격리되어서 펜스가 쳐지고 구호 물품과 쓰레기만 가득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은데 그래도 기다리면 격리는 풀린다.


갑작. 이곳은 언제나 모든지 갑작스럽게 이루어진다. 갑작스러운 격리 통보와 봉쇄 통보, 그리고 모든 게 빠르게 예외 없이 이루어진다. 확진자들은 소리 없이 병원으로 끌려가 격리 되고 문이 봉해지고 아파트가 봉쇄된다. 말 그대로 ‘격리’와 ‘봉쇄’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넓은 땅 덩어리에서 내가 갈 수 있는 공간이 고작 방 한 칸뿐이란 것이 가끔은 답답해진다. 격리 기간이 길어질수록….


중국에서도 점점 격리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변방인 이곳에서는 모두 조용히 봉쇄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봉쇄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불만이 없으니 좋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외출 종이에는 15일까지 봉쇄라고 적혀 있는데 과연 그전에 끝날지, 아니면 그 후에 끝날지 걱정이다. 방학 전에는 꼭 격리가 풀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무사히 한국으로 귀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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