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스케치 도구
강화도 가는 길에 예쁜 카페를 발견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나님이 예쁜 카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냥 지나치기 아까워서 어반스케치를 시작했다. 근데 주변에 너무 시끄러워서 집중이…(매너 좀) 슬슬 가야 할 시간도 되어서 스케치만 하고 채색은 집에서 하기로 하고 물러났다. 어반스케치 도구 완성해서 들고 다니고 있는데 심히 아깝.
간단히 나의 어반스케치 도구를 소개한다. 대부분 화방넷이나 쿠팡에서 주문한 가성비 제품들이다.
1. 종이 : 파브리아노 워터칼라 코튼 50% 중목 300g/m² (4000원)
2. 팔레트 : 문교빈팔레트 (2600원), 신한 SWC 물감 중 18색
3. 붓 : 반고흐 인조붓 6호, 아트시크릿 트래블용 천연모 8호, 4호(붓집이랑 10000원)
4. 펜 : 프레피 F촉 (3600원), 윈저 앤 뉴튼 인디언잉크 블랙
5. 기타 : 연필, 젤리롤펜 자른 것, 접이식 컵, 해면스펀지(10개 8800원)
물감이 가장 결정 장애였는데 다른 18색 물감 세트의 구성을 참고해서 만들었다. 남은 자리에 빈펜 3개를 더 넣을 수 있는데 색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해면스펀지를 넣었다. 스펀지는 설거지용 해면을 산 건데 저렴하고 물도 잘 흡수해서 굳이 휴지를 쓸 필요가 없어졌다.
붓은 반고흐 고체 물감 살 때 따라온 붓이 인조모인데 문교 하프 팔레트에 쏙 들어가서 애용하고 있다. 다른 은색 붓은 천연모치고 무척 저렴하게 팔고 있는데 붓 끝이 모아지지 않아서 섬세함 작업이 어렵다. 근데 코튼 50프로 종이가 워낙 물을 잘 먹어서 인조모는 금방 닳을 것 같고 천연모를 써야 색이 잘 올라가는 것 같다.
물통이랑 연필은 그냥 집에 굴러 다니는 것인데 정말 유용하다. 근데 연필은 그때 그때 깎아야 해서 번거롭고 이제는 펜으로 바로 드로잉 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할 것 같다. 펜은 윈저 앤 뉴튼 방수 잉크를 프레피 만년필에 넣은 것이다. 저번에 라미 EF 펜촉에 넣었을 때 자꾸 막혔는데 프레피 F 펜촉에서는 완전 잘 나온다. 누들러 방수잉크도 있는데 그것보다 좀 더 검정이 진한 것 같다. 피그먼트 라이너도 있는데 만년필을 굳이 쓰는 이유는, 수채화 중목 용지의 요철이 너무 심해서 라이너는 촉이 금방 망가지기 때문이다. 프레피 만년필도 저렴한 편이고 베스트펜에서 잉크를 소분해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기타 연필, 접이식 물통, 젤리롤은 집에 굴러다니는 것인데 젤리롤은 붓집에 들어가도록 뒤꿈치를 잘라 높이를 맞춰주었다.
요즘 어반스케치 도구가 참 많은데 되도록 가성비만 잘 찾아서 즐거운 야외 스케치를 즐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