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박물관 - 카펜터 홀 - 자유의 홀
독립기념관에서 조금 걸어가면 벤자민 프랭클린 생가 및 박물관이 나온다.
건물이 총 2개인데 하나는 프랭클린이 근무하던 우체국이고 또 하나는 프랭클린 박물관이다. 먼저 프랭클린 박물관에 들어가 보았다. 독립기념관에 비하여 프랭클린 전시실은 무척 한가했다.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의 위인 중 하나가 프랭클린이었는데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많지 않은 것 같다.
프랭클린 기념관에는 프랭클린의 생애가 단편 단편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상영되고 있었고 그에 관련된 전시물이 아래 전시되어 있었다. 사업가로서도 성공했다고 알고 있는데 의외로 소박한 유품들에 조금 놀랐다.
유품은 담백해도 그가 만든 발명품들은 대단했다. 프랭클린은 살아생전 사업도 잘하고 외교도 잘하고 심지어 발명까지 잘하셨는데 인쇄기술, 피뢰침, 진공관, 현미경과 같은 다양한 발명품들이 있었다.
인디펜던스 홀에서 조지 워싱턴이 앉았던 의자에 새겨진 Raising Sun도 보았는데 프랭클린은 워싱턴이 앉아 있는 의자의 문양을 보고 ‘떠오르는 태양인지’, ‘지는 태양’인지 한참 고민하다 그것이 떠오르는 태양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당시 미국을 떠오르는 태양에 비유한 말이 아니었나 싶다.
박물관을 나와서 바로 옆 우체국 겸 인쇄소로 향했다. 인쇄소는 오늘 개방하지 않는다고 했고 우체국은 실제 우체국으로 사용 중이었다.
엽서라도 하나 부칠까 하다가 우표가 아니라 익스프레스로 보내는 걸 보고 약간 낭만 파괴를 당해서 그냥 나왔다. 우표의 낭만은 이제 사라진 것인가…
잠시 한가한 공원에서 쉬면서 빵과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로 배를 채웠다. 필라델피아에서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바른 빵을 먹다니… 낭만이 풀충전되었다.
이 일대는 미국의 독립운동 역사를 배우는 일종의 역사 투어가 잘 되어 있었다. 잘 꾸며진 공원 곳곳에서 당시 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며 어린 자원봉사자들은 미국 독립의 역사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었다.
아이가 한마디로 exciting 하게 설명해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너무 영어가 빨라서 하나도 못 알아 들었다. (흑흑)
독립기념 공원 주위로 다양한 역사적 건물들이 있는데 이곳은 카펜터(목수) 홀이라고 회의를 하던 장소라고 한다.
그 옆으로는 자유의 홀이 있는데 이곳도 회의를 하기 위해 만든 장소이며 현재도 사용한다고 한다. 마침 내가 간 날이 한 달에 한 번 있는 회의 날이라서 회의실은 구경하지 못했다.
이곳의 건물들은 300년 된 역사적인 건물들로 지금도 사용하고 있고 많은 이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가이드님이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 관광할 때 만지거나 훼손하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잘 실천하는 것을 보고 살짝 놀랐다. 이런 걸 보고 시민 의식이라고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모두가 바쁨 바쁨이던 뉴욕과는 달리 필라델피아 사람들은 친절하고 여유로웠으며 길을 물어 보거나 실수를 해도 너그럽게 받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에 사는 분들도 찾는 분들도 대부분 미국이 독립을 쟁취하고 나아가 노예 해방이라는 또 다른 의미로의 독립을 실천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높은 시민의식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미국독립기념박물관은 이 날 휴관일이라 들어가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독립기념관과 프랭클린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미국에 관광 오는 분들은 뉴욕, 워싱턴, 보스턴에 주로 가는데 본인은 필라델피아 정말 추천한다. 특히, 독립기념관 가이드 투어는 한번쯤 꼭 받아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