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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화 May 18. 2021

날아가지 마라. 새야

엄마가 아프다. 긴급히 입원하셨는데 아무것도 해드릴 수있는게 없다. 면회도 안되니 엄마모습도 못보고 상태도 모르니 기도도 할 수가 없다.
그젠 검사결과만 기다리며 하루를 지내고
어젠 그냥 병원로비에서 하루를 지냈다.
엄마는 혼자 사투를 하시는데 오늘 우린 또 어떻게 지내야할지 ᆢ
모든 걸 멈추고 있는 게 나은건지, 사는 대로 살고있는 게 나은건지, 막상 기도도 못하고있지만
누구라도 보시기에 어느 게 더 엄마를 위해 간절한 일일지 싶다.

그러고도 잠을 전혀 못자는 새벽 동안,
그림을 그렸다. 위안이 되어 힘들었다.
나만 이렇게 위안을 찾나, 싶어 죄책감이 들고ᆢ
엄마와 함께 고통을 나누려면 그냥 적막하게 뒤척이며 새벽을 기다렸어야하는 건데ᆢ

병원에서 연락하기 전엔 오지말라니
코로나시국임을 절감한다.
이런 순간을 아버지 때 오래 자주 겪어봤고
늘 각오를 했고 엄마가 너무 오래 불편하시지않기만을 바랐음에도
갑자기 119를 통해 실려간 엄마를 볼 수도 없는건
이건 마치 실종과 같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게 너무 힘들지만
이 상황도 이해못할 엄마의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생각하면 여일하게 흘러가는 나의 시간을 찢어발기고싶다. 밥을 먹고 문자를 받고 잠을 자고 씻고 걷고 웃고 떠들고 그런 모든 걸ᆢ

새를 날아가지 못하게 해야할지
편하게 날아가게 해야할지 ᆢ그래도 이대로는
놓칠 수없으니 날아가지마라, 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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