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갈이를 했다. 분갈이를 한 뒤, 몸살을 앓는 나무도 있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어디선지 날아와 뿌리내린 들풀 하나도 시들까 짠한 마음과, 사람도 죽는데 그깢 풀쯤이야 하는 거친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엄마는 몇년째 늘 앉아만계셨다. 눕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누구와 말을 하거나 티비를 보는것도 아니면서 그냥 의자에 얹힌 쿠션처럼 앉아계셨다. 엄마를 보면 벌써부터 난 엄마가 정물같이 느껴졌었다. 엄마에게 시간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도 생각했다. 그것도 엄마에 대한 사랑이었지만 참으로 내 멋대로의 서투른 생각이었다. 지금은 의자에 앉아있던 엄마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던지 ᆢ 엄마가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있던게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계셨던건지 새삼 깨닫는다. 그렇게 엄마는 열심히 스틸 라이프 하셨던건데 ᆢ
곧 엄마를 집으로 모셔오기로 했다. 가족들 얼굴을 보며 계시게하기로 했다. 그게 엄마의 생명에 더 좋은건지 어쩐진 모르지만 모두에게 위로가 될것같다. 그때까지만 버텨! 엄마! 불안해하지말고 한숨 푹자고 같이 집에 오자, 엄마!
엄마를 돌보는 대신 분갈이만 했다. 엄마만 그렸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엄마만 그렸다. 내가 할 수있는 유일한 걸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