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밤부터 내린 비에 아침부터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고민이다.
2. 춥나? 덥나? 쌀쌀한가? 그래도 초여름이니까 반팔에 얇은 겉옷이 낫겠지?
3. 오늘은 양갈래 머리를 해달라는 요청이다.
4. 부드럽고 까맣고 빛나는 머리카락을 은은하게 빗어주니 아이가 물풀 이야기를 한다.
5. 우리 반에서 나만 물풀이거든.
수업 끝나면 모든 애들이 다 나한테 몰려들어.
슬라임 만들 때 필요하다고.
그래서 내가 다 나눠줘. 웃겨.
6. 다 묶었다.
귀여운 보석 눈 가진 토끼 머리핀도 꽂았어.
7.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옆에 와서 배구 이야기를 한다. 어제 미니올림픽을 했는데 내가 배구하고 싶었는데, 한 명만 할 수 있다는 거야. 그래서 친구한테 나한테 양보해주면 스티커 주기로 했어.
나 3등 했어! 내가 혼자 던졌어.
8.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이가 예쁘다.
9. 정문을 나설 때는 부슬비 같았는데 점점 비가 굵어진다. 그래도 좋은 건 이런 날엔 개똥이 없는 거다.
10. 가방을 안 젖게 하려고 아이는 우산을 최대한 뒤로 젖혀서 쓰고 간다.
11. 물도 안 밟았는데 아이도 나도 신발이 다 젖었다.
12. 오늘 내리는 비는 날도 쌀쌀하고 빗줄기 방향도 예측할 수 없어서 기분이 별로다.
13. 금요일은 정글짐을 지나 하얀 집 앞에서 우리는 안녕을 한다.
안녕. 이따 만나!
14. 되돌아와 집에 거의 도착할 때쯤 우리 동에 사는 엄마의 뒷모습을 만났다. 가끔 눈인사만 하는 사이라 이대로 같이 걸어간다면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될게 분명하다.
15. 비도 오고 어디 밖에서 두리번거리다 들어갈 수도 없는데 어쩌나 고민이 되었다. 같이 타는 건 왠지 모르게 부담이다.
16. 뒤에서 슬슬 걸어가는데 그 엄마의 걸음이 무척이나 느리다. 작은 길을 건너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갈 때 난 빠른 걸음으로 그 엄마를 추월한다.
17. 우산을 탈탈 털면서 빠른 걸음 티를 안내기 위해 원래 걸음인 듯 씩씩하게 우리 동으로 향한다.
18. 엘리베이터에 나 혼자 도착했다. 1층에 서 있던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지하로 도착했고, 나는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다.
19. 난 우리 집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