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우ja님이 어제 반차를 쓴 터라 오늘 아침은 흡사 월요일 같았다. 그런데 수요일이라니 어찌나 기쁘던지!
2. 게다가 오늘은 해피수요일이라고 한다. 한 달에 한번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수요일이다.
3. 우리는 다섯 시 반에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을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김밥도 사기로 했다.
4. 집을 나서며 아이가 오늘은 최고의 날이라고 한다. 오후에 우리 가족이 놀기로 해서 기대된다고.
5. 더워져서 그런지 개똥이 없다.
6. 얼마 전에 등교하며 길가에 있는 보리수 열매를 만났었는데, 아이가 먹어도 된다고 하길래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내내 그 모습이 마음에 남아서 마음에 걸렸다.
7. 아이가 몇 년을 다닌 어린이집을 지나가는데 앵두가 보인다. 매년 단오 행사 때 저 나무에 있는 앵두를 선생님들과 따서 아이들과 화채를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저 열매를 보자마자 안심이 되었다.
8. 아이가 살금살금 들어가 앵두를 땄다. 아이는 잘 익은 앵두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9. 정글짐을 가로지르니 헤어질 시간이다.
10. 집에 와서 앵두를 먹겠다며 아이는 내손에 앵두를 건넨다. 나에게 아주 조심히 손을 오므려서 가져가라고 당부를 한다.
11. 이제 우리는 헤어짐이 익숙하다.
안녕. 이따 만나!
12. 빼빼로 같은 아이들 사이에서 극세사 빼빼로 같은 우리 아이는 이제 한 번도 뒤돌아 보지 않는다. 발걸음이 씩씩하다.
13. 아이가 준 그대로 조심히 앵두를 손에 들고 집으로 온다. 앵두가 아이 입술처럼 투명하고 빨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