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어른
어제저녁 설거지를 시작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랑 다르게, 내가 좋아하는 설거지 해야지!라고 말을 하며 고무장갑을 꼈다.
갑자기 내가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기 싫다. 누가 해줬으면 좋겠다. 아휴 설거지해야 되네. 이런 말들을 하며 했었는데 바꿔봤다.
그러니까 정말 내가 좋아하는 설거지가 되었다. 냄비를 깨끗하게 닦고 식세기도 돌리고 플라스틱 구멍까지 야무지게 닦았다. 마지막으로 음쓰를 음쓰통에 넣은 뒤 스탠거름망도 깨끗하게 샤워하고 잘 마르도록 비스듬히 구멍에 끼워놓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 내가 좋아하는 요리, 내가 좋아하는 설거지, 내가 좋아하는 아이와의 대화, 내가 좋아하는 먼 외출, 원래는 그랬을 텐데 어느샌가 하기 싫어졌다. 싫고 힘들다고 말을 해야 내가 그 일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려운 일이라고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랐다.
내 마음에 집중하면 되는데 남들 생각 그만하자.
어차피 내가 다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들이니까.
늘 즐거운 어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