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늦지 않았다

by 수링





1. 목요일은 아침부터 아이와 등굣길에 함께 나가야 하는 날인데 부지런을 떨지 못했다.


2. 그래도 아이가 스스로 옷도 골라 입고 머리도 한 번에 묶어져서 늦지 않게 현관문을 나설 수 있었다.


3. 늘 다니는 뒷길로 학교를 데려다주는 길은 마을버스가 오는지 알 수 없기에 이번엔 앞길로 걸어가기로 했다.


4. 앞길로 가는 길에 따끈한 개똥을 발견했다. 이틀에 한 번씩 산책 나오나 보다. 어느 아침에 한번 길목을 지키고 있어 볼까 싶다.


5. 마을버스가 한대 지나가고 그다음 버스가 위로 올라간다. 올라갔다가 돌아오는 저 버스를 타기로 하고 아이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6. 고깃집 아저씨가 문밖에 무언가 내어놓으시며 웃는다. 눈으로 인사를 하고 마스크 속 입으로 웃는다.


7. 조금 빠르게 걸었더니 벌써 덥다.


8. 아이가 앞에 가는 여자아이와 인사를 한다. 키가 한 뼘은 커 보이는 아이는 혼자 등교를 하고 있다.



친구? 언니? 친구? 응


친구? 끄덕.


같은 반? 도리도리 돌봄? 응


9. 셋이 같이 가는 듯 같이 안 가는 듯 걸어가다가 내가 기다려야 할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10. 친구랑 가~ 이따 학교 앞으로 갈게!




친구랑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란히 가며 서로 얘기를 한다.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궁금해하는데 마침 버스가 왔다. 오늘은 늦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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