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1일, 한화 vs KT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직관
뭐든 처음 하는 사람에겐 좋은 결과보다 자신감 있는 자세와 태도를 기대하게 된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결국 좋은 자세를 가진 신인이 좋은 결과를 내더라.
공부를 잘해서 전교 1등을 하면 서울대를 가는데, 야구에서 1등을 하면 한화 이글스에 간다는 말이 있다. 야구는 전년도 정규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다음 해 신인 선수를 뽑을 수 있다. 리그 수준을 평준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한화 이글스는 매년 하위권을 맴돌아 최근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다. (의도적으로 패를 쌓은 것 아니냐고 종종 그러는데, 우리 팀은 최선을 다한 결과다.) 문동주는 김도영을 선택한 기아 타이거즈 다음 순번으로 뽑았고, 김서현과 황준서는 우리가 1등으로 뽑았다.
하지만 1등으로 입단한 신인 선수라고 해도 리그에 첫 해에 바로 적응하고 좋은 성적을 올리는 사례는 드물다. 우리 팀에서는 류현진 선수가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한 적이 있지만, 이건 정말 별난 케이스다.
오늘은 신인 황준서 선수의 첫 선발 등판이 있는 날이었다. 마침 운 좋게 황준서 선수 포토카드를 뽑아서 들고 기도했다. 안타를 뚜들겨 맞아도 좋으니까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질 수 있는 배짱을 보여달라고.
참 가녀려 보이는 몸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오늘 황준서 선수는 시원한 스트라이크 삼진쇼를 보여줬다. 애당초 75개 내외로 투구 수가 예정된 등판이어서 승리투수를 가져가긴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다. 5이닝을 깔끔하게 던지고 승리투수 요건도 가져갔다.
이제 7연승이다. 2년 뒤부터는 야구 전국 1등을 만나지는 못 하겠지? 매년 고졸 루키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지만, 이제 그 치열한 1 픽 전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것도 해봤으면 한다.
황준서 선수가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마지막 1 픽 신인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