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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디 May 13. 2016

인스타그램 리디자인 했다. 깜짝이야.

지난밤 인스타그램 메이저 업데이트가 있었다. 갑자기 바뀐 로고에 화들짝 놀래며 뭐가 바뀐 건지 좀 써봤다. 로고 리디자인이 체감상 가장 큰 변화였고, UI 디자인이 좀 정돈되었다. 그 외 기능이나 구조 상의 변화는 크게 없었다.




급진적 변화, 논란의 로고


인스타그램의 디자인 헤드가 쓴 미디엄 포스트에 의하면 로고를 바꾼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앱과의 확장성 때문이었다. 인스타그램의 기존 아이덴티티를 존중하면서 다른 서비스가 생기면 포괄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했다. 하이퍼랩스, 부메랑, 레이아웃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생기는데 기존의 스타일로는 앱 간의 아이덴티티를 일관되게 만들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인스타그램의 기존 아이덴티티를 존중'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너무 멀리 갔다. 스큐어몰피즘의 기존 로고가 시대에 뒤쳐졌다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플랫디자인으로 바꿨다. 많은 앱이 플랫디자인으로 한참 바뀌던 2013년 iOS7 초기 시절이었다면 그 시류를 타는 게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른다. 플랫디자인 유행 다 휩쓸고 지나간 후 너도 나도 이젠 모두 플랫디자인일 때 혼자 고집스럽게 스큐어몰피즘을 유지하던 인스타그램이 곤조 있어 보여 좋았다. 그래서 이 변화가 아쉽다. 너무 평범해진 느낌.


무지개색 그라데이션도 뜬금없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기존 로고의 색상에서 가져왔다고 하는데 결과물만 놓고 보면 억지스럽다. 어딜 봐서?


인스타그램 리디자인 메이킹 필름




컨텐츠에 집중, 유리잔 같은 UI 디자인


컨텐츠에 집중하기 위해 디자인은 미니멀하게


"타이포그래피는 유리잔과 같아야 한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타이포가 황금 잔처럼 화려하여 그 자체가 눈에 띄기보다는 그 잔이 담고 있는 내용물을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유리잔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UX/UI 디자인도 마찬가지 같다. 보이지 않아야 하고, 사용자가 의식하지 않게 디자인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인스타그램의 UI 디자인은 리뉴얼 방향을 잘 잡았다. 전체적으로 미니멀하고 깔끔해졌다. 인스타그램 디자인 헤드의 표현에 의하면, "UI의 컬러와 노이즈를 줄였다."


일단 전반적인 톤을 하얗게 바꿨다. 기존의 디자인은 상단 타이틀 바, 하단 탭 바 등 주요 영역을 블랙이나 진한 블루로 그라데이션효과를 주어 무거워 보였다. 색감을 다 그라데이션 등의 꾸밈 효과 없이 하얗게 빼니까 사진 컨텐츠가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콘이 얇아졌다. 이 업데이트 전부터 일부 메뉴에서 아이콘이 얇아졌길래 왜 이것만 아이콘 바꾼 거지, 생각했는데 전반적으로 바꾸려던 건가 보다. 기존에는 안이 채워져 있는 솔리드한 타입의 아이콘이었다면 이제 라인타입의 얇고 가벼운 아이콘으로 바뀌었다.





숨은 그림 찾기, 아주 약간 바뀐 UX


스크롤하면 상단 타이틀 바가 사라진다. 컨텐츠 영역이 더 넓어지면서 뷰잉이 시원해졌다.



사진 편집 화면에 구조가 약간 바뀌었다. 예전에는 필터를 고른 후 이미지를 수정하는 '순서'로 되어 있었다. 이제는 하단에 '필터'와 '수정' 2개의 동등한 레벨의 탭 구조로 바뀌었다. 필터 변경과 이미지 수정 사이를 오가는 게 더 쉽고 편해졌다.


근데 좀 이해할 수 없는 건 사진 편집에서 LUX 값 수정이 상단 타이틀로 올라간 점이다. 기능 없는 타이틀인 줄 알았는데 버튼도 돼서 깜짝 놀랐다. 타이틀 바에 기능을 넣을 경우엔 화살표라도 하나 넣어주기 마련인데. 아마 대부분 이거 못 찾을 거다. (아래 좌측 이미지에서 타이틀 영역의 해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우측 이미지로 전환된다.)





다시 로고 얘기로 돌아가서...


UI를 이렇게 가볍고 깨끗하게 바뀐 건 좋은데 이렇게 하려니 로고가 좀 거슬렸겠지? UI에 비해 로고가 좀 무거워 보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같이 바꿨을 거라고 추측해본다. 그래도 기존에 사랑 받던 아이덴티티를 폐기처분한 건 아무래도 아쉽다.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잘 유지하면서 스큐어몰피즘에서 플랫으로 전환한 사례 많은데. 너무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나온 결과물 같다.







사용자들은 자기가 아끼는 서비스의 급진적인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미 애착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 변화에 자신이 배제 혹은 소외되었다고 느끼면 일종의 배신감을 느낀다. 그래서 매스 서비스에서 갑자기 디자인이나 기능이 크게 바뀔 때 대부분 욕먹는다.


인스타그램 로고는 형태 면에서도 색상 면에서도 너무 다 바꿔 버렸다. 원형을 추측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기존 아이덴티티를 내다 버렸다. 형태를 약간 미니멀하게 가고 기존의 웜 컬러를 유지했으면 이 정도로 사용자들에게 강한 반발을 받지 않았을 거 같다. 기존의 브랜드 파워가 워낙 강렬했기에 이 논란이 아쉽다.


적응하면 괜찮으려나?


한 줄 요약: 주옥같은 UI, ㅈ같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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