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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디 Oct 10. 2016

모바일에 대응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지난 6월 말, 넷플릭스가 새로운 심볼을 공개했다. SNS 계정 프로필 이미지를 ‘N’ 심볼로 돌연 변경하며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넷플릭스 측에서는 별도의 보도자료도 없었고 왜 심볼을 추가했는지, 어떤 의도로 디자인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도 없었다. 기존 로고를 대체하는 리뉴얼이라는 오해를 받았고 추측 기사와 루머가 돌았다. 이에 넷플릭스는 로고는 그대로 사용하되, SNS 계정이나 앱 아이콘 등 심볼이 필요한 곳에서 유연하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심볼은 뭐고, 로고는 뭔데?


모바일에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체적으로 논하기 전에 우선 로고(logo)와 심볼(symbol)의 차이를 언급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이 브랜드, BI(Brand Identity), 로고, 심볼, 브랜드 마크 등의 용어를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고, 디자이너나 회사에 따라 용어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나도 사실 막 섞어 쓴다.) 그래서 브랜드 산업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기준에 맞춰 구분해 설명하고자 한다.


에어비앤비(airbnb)를 예로 들어 구분하자. 'airbnb'라는 브랜드 이름을 텍스트로 쓴 것은 '로고(혹은 로고타입, 워드마크)'에 해당한다. 그리고 'A'자를 형상한 상징적인 이미지는 '심볼 (혹은 아이콘)'이라고 지칭한다. 또, 심볼과 로고를 함께 배치한 것은 '콤비네이션 마크'라고 부른다.



에어비앤비 브랜드마크 구분



에어비앤비 심볼의 의미




로고, 브랜드 네임을 효과적으로 전달


브랜드 마크는 용도와 목적에 따라 적절한 자리에 활용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로고는 그 브랜드를 '읽어야' 하는 상황에서 사용된다. 디지털 서비스에서는 그래서 잘 읽힐 수 있는 가독성 높은 로고가 대부분이다. (휘날리는 글씨체 등 꾸밈 서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로고도 많이 보이는 패션, 식품, 미디어 산업 등과는 대조적이다.) 심플하고 가독성 높은 로고에서 서체에 아이덴티티를 반영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적극적인 차별이 어렵다.



심볼, 브랜드를 강렬하게 각인


로고만으로는 브랜드의 성격을 형성하기 어려워서 심볼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심볼은 브랜드의 상징을 강렬하고 추상적인 이미지로 만들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즉각적인 인식이 가능하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여 돋보이게 만들고 브랜드를 각인시킨다.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심볼의 활용


현재 넷플릭스는 SNS 공식 계정의 프로필 사진, 앱 아이콘 등 작은 공간에 새로운 심볼을 활용하고 있다. 손톱만 한 작은 크기의 이미지엔 ‘N’ 심볼을 사용하면서 가로로 긴 ‘Netflix’ 로고를 사용하던 이전에 비해 확실히 이미지의 인식이 쉽고 강렬해졌다.


심볼은 작은 크기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브랜딩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등 모바일 환경이 중요시되는 테크 브랜드에서는 심볼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구글 디자인’ 사이트에서도 구글의 ‘G’ 심볼은 작은 크기나 컨텍스트에서도 돋보일 수 있고 공간을 절약하려는 의도로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네이버는 '네이버 로고 프로젝트'에서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도 쉽고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2014년 4월, 기존의 초록색 검색창 ‘그린윈도우’ 심볼에서 ‘N’자로 변경했다고 설명한다.




테크 브랜드의 심볼 활용 사례를 보면 넷플릭스처럼 SNS 계정의 프로필 이미지나 앱 아이콘뿐 아니라, 페이스북 공유하기 버튼에 ‘f’ 심볼을 사용한 경우나, 모바일 웹 사이트의 왼쪽 상단에 노출되는 홈버튼 등 작은 면적에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정방형의 포맷이나 가로 면적이 좁은 공간에서는 심볼이 데드 스페이스를 줄여 공간 효율성을 좋게 해주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서 특히 유용하다.  


공유하기 아이콘으로 활용되는 심볼



홈 화면 버튼으로 활용되는 심볼




디바이스의 해상도에 따라 화면이 유연하게 최적화되는 반응형 웹(responsive web)이 IT 트렌드가 됐던 2~3년 전 브랜드 업계에서는 반응형 로고(responsive logo)에 대한 논의로 뜨거웠다. 반응형 웹에서 작은 화면으로 줄어들 때 콘텐츠도 줄어들거나 위치가 변경되면, 로고가 단순히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해상도에 따라 심볼 등 최적의 브랜드 마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논의 주제였다. 이처럼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라인업을 강화하면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 따라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심볼은 브랜드를 강렬하게 각인시키고, 좁은 화면에서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모바일 환경에서 큰 강점을 보인다. 넷플릭스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심볼을 추가한 건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탁월한 선택이었다.


브랜드에 따라 BI 라인업은 다르다. 로고만 있는 경우도 있고, 로고와 심볼은 있지만 콤비네이션 마크는 따로 없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때나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재점검할 때, 브랜드가 활용되는 곳을 고려하여 라인업을 구축하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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