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기부앱 ShareTheMeal 리뷰
12월 연말을 맞아 마음 따스해지는 훈훈한 앱 하나 리뷰하려고 한다. 사실 이 앱은 런칭했을 때부터 언젠가 한번 리뷰해야지, 생각했는데 날씨도 추워지고 주변을 돌아보는 지금 이 시기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UN WFP에서 제작해 믿음이 가는 이 앱은 세상 쉽게 식사를 기부할 수 있는 쉐어더밀(ShareTheMeal)이다.
조금씩 힘을 보태면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쉐어더밀 공식 웹사이트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약 8억 명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9명 중 1명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이 기아 문제를 해결하겠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를 회피할 것이다. 하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 500원으로 굶주린 아이에게 하루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하면 어떨까. 그것도 간편하게 스마트폰에서 몇 번의 터치로. 쉐어더밀은 배고픈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응원하자는 취지에서 작년부터 시작한 캠페인으로, 단돈 500원으로 식사를 나누어주는 기부 앱이다. 이름 그대로 'Share The Meal.'
간편한 프로세스
쉐어더밀의 기부 프로세스는 간편하다. 앱 실행 후 메인 화면에서 중앙에 가장 크게 보이는 금색의 동그란 'Share The Meal 하기' 버튼을 누르면 하루(500원), 일주일(3,500원), 한 달(15,000원) 등 6가지 기부 형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다음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는 페이지로 이동하는데 카드 정보는 카메라로 스캔하여 입력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카드 정보 입력 후 마지막으로 ‘500원 나누기’ 버튼을 누르면 결제가 완료되는데, 그 기부가 어떤 국가의 어떤 어린이에게 전달되는지 간단한 메시지가 뜬다.
한 아이에게 하루의 식사를 제공하는 일이 이토록 간단하다.
스토레텔링에서 빛을 발한다
이 앱의 가장 빛나는 강점은 스토리텔링에 있다. ‘500원이면 한 아이의 하루 끼니’라는 공식 자체가 쉽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계산도 쉽고 어떻게 활용될지도 쉽게 그려진다. 사용자는 첫 실행화면에서 현재 어디를 위해 모금 중인지 확인할 수 있는데, 글을 작성하는 현재 기준에서는 보코하람으로 피해를 입은 카메룬 북부 로고네와 차리 지역 아이들을 위한 학교급식을 모금하고 있이다. 쉐어더밀은 슬픔이나 연민을 자극하는 방식이 아닌 어떤 취지에서 누구를 위해 모금하는지 기부자에게 자세하고 투명하게 이야기로 전달한다.
안심하고 기부
쉐어더밀은 UN 기구인 WFP(World Food Programme, 세계식량계획)에서 제작한 앱이다.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수가 0(Zero)가 되는 '제로 헝거'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 기관은 기아 퇴치를 위해 활동하는 기관 중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 기관이지만 국내에서는 WFP가 개인 후원보다는 기업이나 정부 후원에 주력하고 있어, 유니세프나 월드비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행정 비용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이며 기부액의 90%가 실제 기아퇴치를 위해 사용된다.
가끔 기부했을 때 좋은 취지로 낸 돈이 특정 종교단체의 포교 비용이나 기부금 횡령 등 엉뚱한 곳에 쓰이는 건 아닐까, 라는 불안감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런 면에서 유엔 기관 중에서도 특히 회계 투명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WFP를 통한 기부는 내가 낸 기부금을 헛된 곳에 쓰진 않겠지, 라는 신뢰를 준다.
함께 하자
쉐어더밀이 처음 런칭했을 때 앱에 많은 기능이 담겨 있지 않았다. 특히 아쉬웠던 점은 참여감(engagement)이었다. 기부를 한 다음에 뿌듯하다고 느낄 요소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꾸준한 업데이트를 하며 배지 기능도 넣고,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기부를 할 수 있는 ‘그룹 참여’ 기능도 생겼다. ‘그룹 참여’ 기능은 그룹을 직접 만들거나 이미 만들어진 그룹에 참여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부할 수도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생일에 그룹을 만들어, 선물 대신 의미 있는 곳에 써달라고 주변에 모금을 부탁할 수 있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주인공 리즈 길버트가 자신의 생일에 선물 대신 태국에서 만난 모녀를 위해 모금을 부탁하는 메일을 보낸 것처럼 말이다.
세계 기아는 모두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모두가 함께 작은 노력을 보태면 우리가 사는 이곳이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지 않을까. 당신도 할 수 있다. 단 돈 500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