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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디 Oct 03. 2015

투시법, 육면체 그리기

야매스케치 기초편

만약 그림 그리기를 3-4시간짜리 원데이 클래스로 가르치라고 하면 (물론 그림 그리기는 하루에 되는 건 아니지만 굳이 한다면) 커리큘럼은 선 쓰는 거 잠깐 가르쳐주고 그 다음에 투시법 가르쳐주고 나머지 시간 동안은 투시법을 응용해서 기초도형 그리는걸 가르쳐 줄 거 같다. 투시법은 진짜 기초 중에 기초에 해당한다.



투시법을 배우면
정물이나 풍경이나 원리는 같다


투시법을 배우면 원근감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가까이 있는 것과 멀리 있는 것을 구분하여 그림에 깊이감을 주고 얼추 눈에 보이는 거랑 비슷하게 그릴 수 있다.
이 문법을 익히면 육면체, 원기둥 등의 조형 그리는 법을 알 수 있고 이를 응용하여 정물, 자동차, 건축물, 자연 풍경, 인물까지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보통은 정물화, 풍경화, 인물화 등을 따로 나누어 가르치지만 투시법 배우면 정물이나 풍경이나 원리는 똑같다.



투시법이 뭐더라...


투시법은 아마도 중고등학교 때 한 번쯤은 들어봤지만 다 까먹었을 기법일 거다. 나도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투시법은 아주 간단하게 얘기하면 가까운 건 크게, 멀리 있는 건 작게 그리는 기법이다. 내 눈과 저 먼 곳에 있는 소실점 사이에서 나와 멀어질수록 작아지게 그리면 된다.

전봇대가 늘어선 거리를 상상해보자. 같은 크기의 전봇대가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지만 내가 보는 위치에서 멀어질수록 작아 보인다. 그걸 2차원의 그림으로 옮겨주면 된다.



3점 투시를 배워보자

1점 투시, 2점 투시, 3점 투시.. 이런 거 들어봤겠지만 혼란을 주고 싶지 않으니 3점 투시만 배우자. 실제 눈에 보이는 건 3점 투시에 가까우니까.


우선, 3점 투시로 육면체를 그려보자.


1. 가운데에 점을 그리고 3개의 점을 최대한 멀리 그린다. 가운데 있는 점은 내 눈과 가장 가까운 점이고 나머지 3개의 점은 소실점이다.


2. 가까이 있는 점과 세 소실점을 이어준다.


3. 육면체의 가로, 세로, 높이를 어느 정도로 할지 정해서 표시를 해준다. 시작은 정육면체로 하려고 비슷한 길이로 잡았다.


4. 표시한 점들을 소실점과 연결한다.


정육면체 완성!


여기서 조금만 더 응용을 하면,

위에 1번에서 소실점의 위치를 조정하면 보는 각도를 다르게 한 육면체들을 그릴 수 있다.


3번에서 표시한 곳을 조절하면 다양한 길이의 육면체가 나온다.




소실점은 가운데에 있는 점과 가까울수록 투시가 과장된다.

참고로 투시가 너무 과장되면 좀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 적당한 게 좋다.





여러 각도에서 보는 육면체


위 훈련을 여러 경우의 수로 나누어 다양하게  계속하는 게 좋다. 시간 날 때마다 끄적끄적 육면체를 그려보자. 나는 집중이 잘 안될 때.. 회의 중에는 노트에, 학교 다닐 때는 수업 중에 교재에, 친구랑 카페에서 수다 떨 때는 냅킨이나 종이컵에 계속 낙서를 했다. 물론 그래서 많이 혼나기도 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본 육면체





육면체를 응용하여

다양한 도형들을 그릴 수 있다


육면체를 응용하여 이런저런 도형도 그려보자. 투시법을 이리저리 응용하면 결국 다 같은 원리다.




투시법의 왜곡과 변형


투시법을 곧이 곧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투시법을 왜곡하거나 변형하거나 아예 그 문법을 따르지 않았지만 매력 있는 그림들도 많다.
잘 그리는 일러스트 작가들의 이미지들을 넣으려고 했는데 저작권이 두려워 못 넣겠다. '오기사'  검색해보면 투시를 왜곡해서 그린걸 많이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난데 진짜 잘 그리는 분인 듯. 투시를 막 가지고 논다.




그러나..

투시법을 모르고 틀리면 티가 난다


투시법에 따라 그리지 않는다고 해도 기본 문법이니 학습은 필요하다. 투시법을 왜곡하거나 변형한다고 해도 알고 그렇게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건 아무래도 티가 난다. 마치 맞춤법을 알고 틀리게 쓰는 것과 진짜 맞춤법 모르고 쓰는 건 티가 나는 것과 같다. 친구에게 카톡이 왔는데 '아닝 시러 난 마니 죠' 라고 쓴다고 해서 이 친구가 맞춤법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되지는 않을 거다. 근데 맞춤법을 모르고 쓰는 건 딱 봐도 티가 난다.



맞춤법을 모르고 틀리면 티가 나듯이 투시법도 모르고 틀리면 티가 난다







숙제를 잘해야 실력이 쑥쑥


1. 한번 따라 해 보기

위에 설명한 투시법 원리를 한번 따라 해 보고 다양하게 응용해본다.


2. 매일매일 숙제

1) 선연습 (권장) - 여기에서 사실 많이 지쳐 떨어진다는 걸 알기에 권장이라고 써뒀다. 제일 중요한 건 즐겁게 그리는 거라서 선연습 너무 지겨우면 안 해도 된다. 근데 아마도 위에 1번  숙제하다 보면 선이 뭔가 똑바로 안 그려지는걸 느낄 것이다.

2) 육면체 많이 그려보기 (권장) - 매일매일 시간 날 때마다 육면체를 다양한 각도와 길이로 그려보자.

3) 1일 1스케치 (필수) - 지난번에 강조했듯이.. 매일 매일 뭔가를 그리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그리고 그린걸 누군가에게 공유하면 더 좋다. 나는 친구에게 그림 가르치는걸 시작한 이후로 인스타그램에 매일은 아니지만 끄적끄적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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