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서핑을 배운다. 바다는 밖에서 보면 아름답다.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두려움이 올라온다. 한걸음 한걸음 깊이 들어갈 때마다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움이 나를 휘감는다. 서프보드 위에 엎드려 양손을 바다에 내린다. 노를 젓듯이 양손으로 바닷물을 가른다. 내 몸은 서프보드 위에서 바다 표면을 미끄러져 나간다. 바다 위에 떠 있다. 1개월 동안 8회 강습을 받았다. 이제는 혼자 서핑한다. 처음에는 보드 위에 오르는 듯싶다가 바로 바닷속으로 머리부터 빠졌다. 다행히 낮은 곳에서 연습했다. 무섭던 바다와 조금은 친숙하다. 보드 위에서 양팔을 벌리고 균형을 잡고 선다. 3회 강습까지도 쉽지 않았다. 4회 강습 시간부터 멋진 모양새가 나왔다. 강사님이 칭찬도 해주셨다. 나는 서핑을 배우면서 바다가 내 놀이터가 된 기분이다. 집이 서핑하는 해수욕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러다 보니 동네 놀이터에 놀러 왔다가는 것처럼 편하고 익숙하다.
나는 퇴근 후, 이 호 서핑으로 간다. 이 호 서핑은 내가 강습받는 곳이다. 물에서 입는 슈트로 갈아입는다. 나는 쑥스러움을 물리치고 보드를 한 손으로 번쩍 든다. 찰랑찰랑 바닷물 근처에 보드를 내려놓고 준비운동을 한다. 혼자다. 맨발 걷기 하는 사람,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사람, 모래놀이하는 사람. 내 주변에 사람들 시선이 많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 체조를 한다. 모래 위 보드 위에서 기본자세 연습도 혼자 한다. 그러고는 보드를 들고 바닷물 속으로 겅중겅중 걸어 들어간다. 파도가 없는 바다에서 서핑한다. 어린아이가 바다 놀이터에서 노는 것처럼 나도 신난다. 서핑 배우려는 마음 갖기를 잘했다. 해수욕장을 지나다닐 때 가끔 서핑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하고 싶었다.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이 호 서핑 사장님에게 전화로 문의했다. 내 나이가 많은데 서핑을 배울 수 있는지 물었다. 그렇게 몇 번을 전화로 문의하고 또 직접 가서 묻기도 했다. 그렇게 2주 정도를 왔다 갔다 망설이다가 시작했다.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스스로 용기를 냈다.
그렇게 용기 내기를 참 잘했다. 이제 서핑이 낯설지 않다. 바닷속으로 머리를 박고 또 박고,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를 반복했지만 결국 해냈다. 나는 이제 이 과정을 안다. 처음 시작은 엉망이지만 나중은 다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신하기에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기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