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다의 애를 사랑이라 친다면
그때 그 남자에게 애썼던 내 모습이 조금이나마 예쁘게 포장되는 듯하다
너는 너를 위해 나는 나를 위해 존재하며
서로의 맞는 부분을 공유한다는 건
내겐 이렇게 글쓰기로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나 사랑받고 싶었던 걸까?
그에게 맞추려 마음까지 뻣뻣하게 긴장했던 내 모습은 당연히 오래가지 못했고
그렇게 유연하게 섞이는 느낌 한번 못 느낀 채 지친 마음을 토로해버렸다
그때에 비하면 난 당신이 참 덜 신경 쓰이는 것 같다
내가 그만큼 덜 좋아하고 있는 걸까?
뭐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생각했다
모르겠다는 말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당신과의 시간엔 당신뿐 아니라 나도 보인다
나를 놓치는 시간 없이
당신과 나 우리 둘에게 마음을 고르게 쓰고 있는 기분이다
예전 그때보다 몇 살 더 먹은 나의 작은 성숙이거나
여러 상처들에 그만큼의 포기가 쌓여있거나
나를 더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이후의 만남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당신이고
당신과의 시간엔 마음이 지칠 새 없이
넉넉한 사랑으로 더 두터워지고 있으니까
아, 내게 맞는 사람을 찾았구나
내 사람을 찾았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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