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평생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수하다 Jan 11. 2018

내게 맞는 사람

애쓰다의 애를 사랑이라 친다면

그때 그 남자에게 애썼던 내 모습이 조금이나마 예쁘게 포장되는 듯하다

너는 너를 위해 나는 나를 위해 존재하며

서로의 맞는 부분을 공유한다는 건

내겐 이렇게 글쓰기로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나 사랑받고 싶었던 걸까?

그에게 맞추려 마음까지 뻣뻣하게 긴장했던 내 모습은 당연히 오래가지 못했고

그렇게 유연하게 섞이는 느낌 한번 못 느낀 채 지친 마음을 토로해버렸다


그때에 비하면 난 당신이 참 덜 신경 쓰이는 것 같다

내가 그만큼 덜 좋아하고 있는 걸까?

뭐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생각했다

모르겠다는 말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당신과의 시간엔 당신뿐 아니라 나도 보인다

나를 놓치는 시간 없이

당신과 나 우리 둘에게 마음을 고르게 쓰고 있는 기분이다


예전 그때보다 몇 살 더 먹은 나의 작은 성숙이거나

여러 상처들에 그만큼의 포기가 쌓여있거나

나를 더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이후의 만남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당신이고

당신과의 시간엔 마음이 지칠 새 없이

넉넉한 사랑으로 더 두터워지고 있으니까

아, 내게 맞는 사람을 찾았구나

내 사람을 찾았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http://www.instagram.com/soosu_had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